韓銀, 작년 순이익 7.8조 '사상 최대'

입력 2022-02-20 17:29   수정 2022-02-21 00:58

한국은행이 지난해 사상 최대인 8조원에 육박하는 당기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 현대자동차 KB금융지주 등의 작년 순이익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법인세 납부액은 3조원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것으로 추산된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은은 2021회계연도 당기순이익(법인세 납부 후 기준)으로 7조8638억원을 거뒀다. 2020년(7조3658억원)에 비해 6.7% 늘어난 것은 물론 1950년 한은이 출범한 이후 최대 실적이다. 한은의 순이익은 2019년 5조3131억원을 기록한 후 2020년 7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작년에는 8조원에 근접했다.

한은의 작년 순이익은 삼성전자(39조9075억원) SK하이닉스(9조6162억원)보다는 적지만 포스코(7조1960억원) 현대차(5조6931억원) KB금융지주(4조3844억원) 실적을 웃돈다.

한은의 수익(매출)은 대부분 외화자산 운용에서 생긴다. 한은은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해 조달한 원화 자금을 바탕으로 달러와 엔화, 유로화 등을 매입해 외환보유액을 쌓는다. 외환보유액으로 미국 국채 등을 사들이거나 한국투자공사(KIC) 등에 맡겨 수익을 올린다.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말 4631억달러로, 전년 말보다 4.5%(200억달러) 불었다.

작년 미 국채 등 글로벌 채권 금리가 하락(채권 가격은 상승)하면서 한은의 운용 수익이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격이 뜀박질하는 해외 채권을 팔아 이익을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치솟은 글로벌 주식 일부를 매각해 이익을 거둔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은의 2021년 기준 법인세 비용은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한은법에 따라 한은은 당기순이익의 70%에 해당하는 돈을 정부에 세입 형태로 내고, 나머지 30%가량만 내부에 적립한다. 법인세까지 포함하면 한은은 지난해 실적을 기반으로 정부에 8조원가량을 납부하는 것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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