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은) 검사로 재직하는 동안 부정 부패를 척결해 왔고, 권력의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강직함을 보여줬습니다. 국정농단과 적폐 청산 수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검찰 내부뿐만 아니라 국민의 두터운 신망을 받아왔습니다." (2019년 7월 16일 고민정 당시 대변인의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 브리핑 중)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청와대 대변인 시절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 브리핑 영상이 나돌고 있다. 마치 국회의원 고민정이 윤 후보를 지지하는 것처럼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어 법적 절차를 밟겠다"라고 말했다.
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배신의 아이콘 윤석열'이라는 제하의 글을 올려 "할 수만 있다면 2019년 7월 16일을 통째로 지워버리고 싶다"라고 밝혔다.
고 의원은 "그날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 재가 브리핑을 제가 했다"라면서 "그땐 부정 부패를 척결해온 사람으로 검찰개혁을 완수해줄 사람이라 믿었으나 그 믿음은 거짓과 위선으로 범벅이 된 채 배신으로 돌아왔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부정 부패 척결’을 해온 줄 알았지만 그는 ‘부정 부패의 몸통’이었다"면서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장모의 통장 잔액 위조, 본인의 봐주기 수사 그리고 고발 사주를 통한 선거 개입까지"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겉으론 개혁적 마인드로 무장한 검사인 척하지만 실상은 입신양명을 위해 본인의 과오는 털끝 하나 보이지 않게 다 덮어 버리는 비겁한 사람이었다"라며 "‘검찰개혁 완수’를 기대했지만 그는 ‘검찰공화국’을 꿈꿔왔다"고 비판했다.
고 의원은 "당시 윤석열은 검찰 후보자 면접에서 공수처와 검경 수사권 조정을 그 누구보다 가장 적극적으로 찬성했던 사람이다. 검찰개혁이 필요하다 목소리를 가장 높이 외쳤던 인물이다"라며 "그는 자신을 믿어줬던 문재인 정부에 거짓을 말함은 물론 현 정부를 적폐로 규정해 수사하겠다며 등에 칼을 꽂는 배신행위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나 또한 그의 거짓에 속았고 그의 배신행위에 치가 떨린다"라고 전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검찰총장에 지명하자 '파격적'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윤 총장은 문 대통령 취임 직후, 검사장 승진과 함께 검찰의 꽃이라 불리는 서울중앙지검장에 발탁이 됐다. 그리고 2년 만에 고검장들을 제치고 바로 검찰 총수로 지명이 됐다.
문재인 정부와 윤 총장 사이의 코드가 맞지 않는다는 건, 취임 한 달 만에 드러났다. 조 전 장관을 향한 전방위 수사가 시작됐고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동생, 그리고 배우자까지 줄줄이 구속됐다.
조 전 장관의 사퇴 이후 윤 총장을 향한 여와 야의 반응은 180도 바뀌었다.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던 윤 후보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윤 후보가 추 전 장관 및 문재인정부로부터 탄압받는 모습처럼 비치자 되레 보수층은 윤 후보를 중심으로 뭉쳤고 급기야 야권 대선주자로 떠올랐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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