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은 지난해 매출이 2조505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0.8% 확대된 반면 영업이익은 43.2%(1545억원) 줄어들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2021년은 코로나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근무환경 변화와 신작 출시 지연 등으로 목표했던 성장을 이루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넥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매출은 2745억엔(약 2조8530억원), 영업이익은 915억엔(약 951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6%, 영업이익은 18% 감소했다. 넥슨은 지난해 신작 흥행에 실패하고 국내 PC 게임 ‘메이플스토리’가 확률형 아이템 논란을 겪으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게임사들의 실적도 악화됐다. 크래프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396억원(전년 대비 -17.3%), 펄어비스 430억원(-72.6%), 컴투스 527억원(-53.8%), 더블유게임즈는 1904억원(-2%)을 기록했다.
게임사들은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신작 부재를 꼽았다. 지난해 게임사들의 신작은 유독 적었다. 매년 10여 개 신작을 내놓던 넥슨은 2개 게임만 출시했다.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앤소울2’ ‘트릭스터M’ 등을 내놨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게임은 보통 출시 시점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내고 이후 하향 곡선을 그린다. 신작이 나오지 않는다면 기존 게임의 매출은 줄고 새롭게 매출을 채워줄 게임은 없으니 전체 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게임사들은 “장기화된 코로나19로 게임 개발을 많이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이전 개발이 어느 정도 완료된 게임이 출시됐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지 1년이 넘은 지난해부터 신작 출시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또한 최근 P2E(play to earn) 게임으로 게임사들이 대거 패러다임 전환에 나서면서 기존 게임 개발 역량을 다른 쪽에 투입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비용 측면에서도 실적 악화 원인이 있다. 지난해 초 넥슨의 임금 일괄 인상(전 사원 대상 800만원)으로 시작된 게임업계 임금 인상 경쟁은 게임사들의 영업비용을 크게 늘렸다. 지난해 넷마블·컴투스·펄어비스(800만원), 조이시티(1000만원), 엔씨소프트(1300만원), 크래프톤(2000만원) 등이 연봉 인상에 나섰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신작이 없어 매출은 감소하고 임금은 올라 비용이 늘어났다”며 “2020년엔 코로나19 특수로 게임 이용자가 대폭 늘어 이번 영업이익 악화에는 기저효과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넷마블은 개발 중인 IP 20종을 지난 1월 공개했다. 그 중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넷마블 프로야구 2022’ ‘머지 쿵야 아일랜드’ ‘BTS드림: 타이니탄 하우스’ 등은 상반기 출시 예정이다. 또 다음달 ‘A3: 스틸얼라이브’ ‘제2의 나라’를 글로벌 출시한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IP를 활용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다음달 24일 내놓는다. 글로벌 멀티 플랫폼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도 올해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인수한 언노운월즈의 신작 ‘프로젝트 M’을 연내 시범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 중이며, 하반기는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의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출시할 계획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못 내놓은 신작이 올해 연달아 출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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