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오는 2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통신기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22에서 5세대(5G) 통신 인프라 가상화 기술을 선보인다. 특정 장비사에 매여 있는 기존 무선접속망을 개방형으로 바꾸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최근 통신사와 통신장비 기업은 5G 생태계를 개방형으로 전환하기 위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SK텔레콤은 5G 무선 네트워크 기반 클라우드 가상화기지국(vRAN) 기술 개발 성과를 MWC2022에서 공개한다고 21일 밝혔다. 기지국 접속망 장비의 각종 기능을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형태로 운용하는 기술이다. 통신 전용 분산·중앙장비를 쓰는 대신 범용 서버에 네트워크 기능을 설치하는 식이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에릭슨·노키아 등 통신장비 기업과 이 기술을 함께 개발했다.
이를 통하면 기지국 관리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장비 간 호환성도 높아진다. 아직은 통신장비 제조사 간 규격이 달라 각 장비를 연동해 쓰기가 어렵다. 하지만 vRAN을 쓸 경우 어느 기업이 만든 장비든 소프트웨어만 업데이트해 함께 쓸 수 있다. 통신사가 특정 제조사 장비에 더는 종속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vRAN을 개방형 인터페이스로 서로 다른 통신 장비를 연결해주는 ‘오픈랜(개방형 무선접속망)’ 기술과 함께 쓰면 통신망 관리 효율성과 유연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
다른 기업들도 vRAN·오픈랜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전보다 기지국을 촘촘히 설치해야 하는 5G·6세대(6G) 통신망으로 인공지능(AI)·증강현실(AR)·메타버스 등 융합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선 개방형 통신 생태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달엔 삼성전자가 유럽 1위 이동통신 기업 보다폰과 함께 영국에서 vRAN을 통해 5G 신호를 송출했다. 보다폰은 이를 시작으로 향후 2500개가 넘는 통신국사를 오픈랜 방식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같은 달 KT는 일본 통신사 NTT도코모, 통신장비회사 후지쓰와 손잡고 오픈랜 장비 연동 시험에 성공했다. LG유플러스는 서울 마곡 사옥에 마련한 5G 오픈랜 테스트베드에서 클라우드 기반 vRAN 기술 검증 등을 완료했다.
이번 MWC2022에선 국내외 통신기업들이 무선접속망 신기술을 여럿 선보인다. 세계 200여 개 기업과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연합체 ‘오랜 얼라이언스’는 오픈랜 솔루션 22개를 선보인다. 퀄컴은 산업용 사물인터넷(IoT) 솔루션에 오픈랜 프레임워크를 활용하는 방안을 시연할 예정이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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