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이 광양에 7500억원 투자해 액화천연가스(LNG)터미널 증설에 나선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브리지’(중간다리) 연료로 액화천연가스(LNG)가 떠오르면서 시장을 선점하려는 대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포스코와 포스코에너지의 합작사인 엔이에이치가 22일 전라남도와 '광양LNG터미널 구축'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포스코그룹이 7500억원 가량을 투자해 20만kl 규모의 LNG저장탱크 2기를 기존에 운영 중이던 광양LNG터미널에 신설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광양LNG터미널은 포스코그룹이 2005년 민간기업 최초로 건설한 LNG터미널로, 현재 계열사 포스코에너지가 운영하고 있다. 현재 총 저장용량 73만kl 규모의 탱크 5기가 가동 중이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1400억원 가량을 투자해 20만kl급 6호기 탱크를 2024년 준공을 목표로 건설하고 있다. 엔이에이치가 추가로 40만kl 규모의 탱크 2기를 2025년까지 구축하면 총 저장능력은 8기, 133만kl로 커진다. 가스공사가 아닌 민간기업이 보유한 LNG터미널 가운데선 국내 최대 규모다.
이번 투자는 포스코그룹이 신성장 사업으로 추진 중인 수소 사업과도 맞닿아있다. 포스코그룹은 확보한 LNG를 제철 및 발전 공정에 투입하는 청정연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일부 LNG는 개질 및 탄소포집 과정을 거쳐 블루수소로 만들어 사용한다.
포스코그룹은 LNG벙커링, 청정에너지 사업 등에 대한 신규 투자도 검토할 계획이다.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은 "이번 합작투자는 그룹의 수소 사업 전략과 연계해 터미널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전략적 판단에 의해 이뤄졌다"고 말했다.
청정연료로 LNG가 부각되면서 관련 시장을 선점하려는 대기업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GS에너지는 최근 한양이 여수시 묘도에 추진 중인 ‘동북아LNG허브터미널’ 사업에 지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GS에너지는 2017년 SK E&S와 함께 공동으로 현재 기준 최대 규모(120만kl) 민영 LNG터미널인 보령LNG터미널을 설립한 바 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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