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22일 화두로 떠오른 메타버스(3차원 가상 세계) 관련 사업 청사진을 제시하며 임직원을 이 같이 독려했다. '초월', '가상'이란 뜻의 ‘메타’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인 메타버스는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를 가리킨다.
롯데는 22일 신 회장과 주요 경영진이 SK텔레콤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렌드'에서 그룹 주요 현안과 사업 전략을 논의하는 메타버스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경영진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이날 회의를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열자고 직접 제안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앞서가면 우리가 기준이 될 수 있다. 가상융합세상에서 롯데 메타버스가 기준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롯데는 전 계열사를 통해 '초실감형 메타버스 라이프 플랫폼'을 구축해 메타버스 사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계열사 롯데정보통신은 지난해 7월 인수한 메타버스 스타트업 칼리버스에서 실사 기반 메타버스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결제 기능을 갖춘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해 이르면 올해 2분기 중 베타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그룹 계열사와 연계해 사업 모델을 만들 예정이다.
롯데벤처스의 경우 메타버스, 가상현실(VR)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증강현실(AR) 글래스 제조기업 '레티날', 산업용 VR 솔루션 기업 '버넥트', 3차원(3D) 기술 가상 쇼룸 플랫폼 '패스커' 등에 투자를 집행한 바 있다.
유통 관련 면세점, 홈쇼핑과 푸드 등 계열사는 자체 사업 구축에 나섰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에서 가상 피팅룸 등 '메타버스 면세점'을 선보인 바 있다. 가상인간 '루시'를 개발한 롯데홈쇼핑은 가상 디지털 의류 브랜드를 출시했다. 라이브커머스(라이브방송)를 3차원 가상 세계로 구현한 스튜디오도 연내 열 예정이다. 롯데푸드는 식품업계 최초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브랜드 게임을 선보였다.
롯데는 메타버스 체험 및 이해 공간도 늘려가고 있다. 지난달 연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 소재 메타버스 체험관과 다음달 개소 예정인 롯데정보통신 본사 메타버스 전시관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는 평소 첨단 기술에 관심이 많은 '얼리어답터'로 알려진 신 회장이 메타버스의 가능성에 주목한 것이 전사적으로 퍼져나가고 있다는 후문이다.
신 회장은 지난해 각 사 대표에게 증강현실(AR) 구현 디스플레이 장치인 '오큘러스 퀘스트 2'기기를 나눠주고 체험하도록 권유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주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찾아 이광형 총장과 회동하면서 향후 롯데그룹과 KAIST 간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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