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낯뜨거운 문재인 정부의 외교 자화자찬

입력 2022-02-22 17:10   수정 2022-02-23 01:24

“오락가락 외교 행보로 한·일 관계 신뢰가 깨졌다고 생각합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심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등 보수 정당 후보들과 마찬가지로 문재인 정부의 일본 관련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오락가락 외교 행보’의 사례로 “(한·일) 지소미아(GSOMIA·군사정보보호협정)를 종료할 수 있다고 했다가 유예하고, 위안부 합의를 재검토하겠다고 했다가 최근 인정했다”는 점을 들었다.

심 후보는 “국내 정치에 반일 정서를 이용한 것도 한·일 관계 악화에 영향을 준 측면이 있다”며 “(대통령에 당선되면) 반일감정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정부는 22일 보수·진보 진영 양쪽으로부터 모두 비판받고 있는 지난 5년간의 외교 성과에 대해 전혀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국무조정실과 외교부는 이날 공동 배포한 ‘문재인 정부 정상외교 5년 성과 종합 점검’ 보도자료에서 “미국·중국·일본·러시아 주변 4국과 당당한 협력외교를 펼쳤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도 ‘당당한 협력외교’의 구체적인 내용은 설명하지 않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1년이 지나도록 한국에 대사를 보내지 않는 것이나, 지난해 10월 말 중국발 요소수 대란 조짐 속에서 열렸던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요소수 문제가 일절 언급되지 않았던 사실 등도 자료에 없었다. 악화된 한·일 관계에 대한 내용 역시 담기지 않았다.

정부는 대북정책과 관련해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정착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연초부터 연이어 미사일 발사에 나선 데 이어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중지(모라토리엄)’를 해제할 가능성까지 언급한 사실은 내용에 포함하지 않았다.

무기 수출과 관련해서도 자화자찬만을 담았다. 지난 1월 문 대통령의 이집트 순방 등을 거론하며 “K9 자주포 수출계약을 체결해 국내 우수 무기체계의 해외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K9 자주포 ‘헐값 수출’ 의혹이나, 구매대금 대출 당사자인 한국수출입은행과 이집트 정부 간 계약이 아직 체결되지 않은 사실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정부는 보도자료 말미에서 “임기 마지막까지 정상외교 후속조치를 철저히 이행하고, 다음 정부에 최선의 결과를 전달하겠다”고 했다. 당장 임기 말까지 악화된 한·일 관계, 한·미 동맹 약화 우려, 대중(對中) 저자세 외교 등 해결하고 개선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자화자찬 보도자료나 내면서 시간과 행정력을 낭비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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