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연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올해에도 대작 히어로물이 극장가를 휩쓸 전망이다. 배트맨 시리즈의 계보를 잇는 ‘더 배트맨’과 베네딕트 컴버배치 주연의 마블 히어로물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시즌 2)가 올 상반기에 잇달아 개봉한다. 이로 인해 할리우드 히어로물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한국 영화의 개봉 기피 현상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금도 국내 극장가에선 ‘스파이더맨’에 출연한 톰 홀랜드가 주연을 맡은 ‘언차티드’가 지난 16일 개봉한 이후 줄곧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반면 한국 영화 대부분은 오미크론 악재에다 할리우드 대작과의 경쟁에 밀려 개봉조차 못하고 있다. 지난 설 연휴에 나온 ‘킹메이커’ ‘해적: 도깨비 깃발’ 이후 특별한 개봉작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가운데 할리우드 대표 히어로물이 잇달아 개봉할 예정이어서 영화계는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다음달 1일 개봉하는 ‘더 배트맨’과 오는 5월 공개될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모두 팬덤이 막강한 만큼 많은 관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전 배트맨 시리즈가 영웅으로서의 고뇌에 초점을 맞췄던 데 비해 이번 작품은 탐정으로서의 모습을 부각한다. 영화는 자비 없는 배트맨과 그를 뒤흔드는 악당 리들러(폴 다노 분)의 대결을 중점적으로 그린다. 배트맨은 리들러가 던진 단서를 추적하며 탐정으로 맹활약한다.
마블 히어로물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상상을 뛰어넘는 세계인 ‘멀티버스’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기존 현실과 새로운 차원의 경계가 무너지고, 압도적인 비주얼의 세계가 펼쳐진다. 시즌 1에 이어 컴버배치가 출연하며, 마블의 또 다른 히어로인 완다(엘리자베스 올슨 분)가 닥터 스트레인지와 대결을 펼친다. 연출은 ‘스파이더맨’ 3부작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던 샘 레이미 감독이 맡았다.
2016년 개봉한 시즌 1은 천재 의사가 최강의 슈퍼 히어로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담아 많은 인기를 얻었다. 이 때문에 시즌 2에 대한 기대도 크다. 티저 예고편이 공개된 지 24시간 만에 영상의 누적 조회 수는 2640만 회에 달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4~5월은 지금까지 미처 개봉하지 못한 한국 영화들이 개봉을 노리고 있는 시기인데 마블 히어로물과 경쟁해야 할 판이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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