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은 죽어' 진실은…국힘 "녹취록 조작" vs 민주 "억지 주장"

입력 2022-02-22 17:16   수정 2022-02-23 02:45


경기 성남시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의 녹취록 발언의 진위를 놓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22일 다시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김씨의 녹취록 발언을 의도적으로 왜곡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대한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해석이 다른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오히려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민주, 악마의 편집”
국민의힘 유상범 법률지원단장과 김은혜 공보단장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우상호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장이 지난 20일 간담회에서 ‘정영학 회계사 녹취록’의 일부를 발췌한 후 악마의 편집으로 왜곡해 허위 사실을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우 본부장은 “윤석열 영장 들어오면 윤석열은 죽어” “죄가 많은 사람이긴 해” 등 녹취록의 발언을 근거로 “윤 후보와 김만배는 깊은 관계이며 윤 후보가 김만배에게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시키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우 본부장은 녹취록 일부를 알아볼 수 없도록 흐리게 한 뒤 언론에 공개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녹취록 전문을 내놓으며 민주당이 고의적으로 녹취록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녹취록상에 있는 “양승태 대법원장님은 되게 좋은 분이야”, “그니까 판사들이 (윤석열을) 싫어하잖아요” 등의 발언을 제시했다. 유 지원단장은 “영장 들어오면 윤석열은 죽는다의 실제 의미는 윤 후보가 주도한 ‘사법농단’ 수사로 인해 ‘양승태 사법부’ 판사들에게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다는 것”이라며 “영장이 법원으로 청구되면 판사들에 의해 죽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발언 주체를 고의적으로 바꿔치기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우 본부장은 간담회 당시 “내가 김 부장 잘 아는데 위험하지 않게 해”라는 녹취록 발언을 “김만배에게 자신(윤석열)이 도와준 것이 드러나지 않게 하라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대화 맥락을 따져보면 발언의 주체는 윤 후보가 아니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라고 했다. 양 전 대법원장이 “김 부장을 위험하지 않게 해”라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다. 김 공보단장은 “전체 내용을 보면 허위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에 우 본부장이 녹취록의 특정 발언 부분만 강조하고 나머지 부분은 알아볼 수 없도록 지웠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억지 부리는 건 국민의힘”
우 본부장은 국민의힘 기자회견 한 시간 뒤 곧바로 반박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이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영장 들어오면 윤석열은 죽어’라는 녹취록 발언에 대해선 “판사들이 죄가 없는 사람 영장 들어오면 (영장을) 치냐”며 “죄가 있는 사람이 들어오면 친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래 죄가 많은 사람이긴 해, 윤석열은”이라는 다음 녹취록 발언을 대며 “제가 말한 것을 확인시켜주지 않냐”고 부연했다. ‘김 부장 잘 아는데 위험하지 않게 해’라는 녹취록 발언에 대해서도 우 본부장은 “한 나라의 대법원장이 김만배 씨 손을 잡으면서 ‘위험하지 않게 해’라고 하는 게 말이 되냐”고 따졌다. 발언의 주체가 본인의 주장대로 윤 후보라는 의미다. 우 본부장은 “제가 국문과 출신인데 어이가 없다”며 “대장동 비리를 이재명 후보에게 돌리려는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자 억지를 부리는 걸로 보인다”고 했다.

양측의 이런 진실 공방은 앞으로 TV토론회 등에서도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1일 열린 3차 대선 후보 TV토론회에서도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이 발언의 진위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이 후보는 “윤석열은 영장 들어오면 죽어” 등 김씨의 녹취록 발언을 담은 패널을 꺼내들며 윤 후보를 공격했다. 윤 후보는 “제가 듣기론 그 녹취록 끝에 ‘이재명 게이트’란 말을 김만배가 한다는데 그 부분까지 포함해 말씀하시는 게 어떠냐”고 맞받았다.

좌동욱/전범진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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