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작년 9월 그룹의 새로운 비전인 ‘더 쉽고 편안한, 더 새로운 금융’을 선포했다. 금융 소비자가 금융회사에 바라는 편리성, 안전성, 혁신성을 모두 담았다. 신한금융은 새 비전에 대해 소비자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더’라는 표현이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한국을 넘어 세계 일류(一流) 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게 신한금융의 목표다.
신한금융은 2017년 조 회장 취임 이후에는 매트릭스 사업부문제를 도입했다. 매트릭스 제도란 흩어진 각 계열사의 공통된 사업부문을 경영 효율화를 위해 하나로 묶어 관리하는 수평적 조직을 말한다.
조 회장 취임 6년차를 맞아 구상해온 그룹의 외형적 변화도 거의 마무리됐다. 신한금융은 2017년 호주 ANZ은행의 베트남 소매금융 부문을 인수해 국내 금융사 해외법인 중 순이익 1위인 신한베트남은행으로 키웠다. 이후 오렌지라이프(현 신한라이프로 흡수), 아시아신탁, 네오플럭스(현 신한벤처투자) 등의 인수합병을 완료했고, 지난해 말 인수한 카디프손해보험의 자회사 편입도 금융당국의 승인을 앞두고 있다.
자회사들이 추가되면서 수익원 다각화 전략도 성과를 내고 있다. 소매금융·보험·투자금융 부문의 수익성이 특히 높아졌다. 기업투자은행(CIB) 조직인 글로벌&그룹IB(GIB) 등도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디지털 혁신의 성공 열쇠는 기존 조직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는 데 있다는 게 조 회장의 소신이다. 과거 신한금융 조직문화는 고객을 성심성의껏 모시는 투철한 서비스 정신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고객이 직접 비대면 플랫폼을 선택하고 서비스를 주고받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조직문화도 과거와 달라져야 한다는 게 신한금융의 판단이다.
조 회장은 신한경영포럼에서 “새로운 조직은 신입 직원부터 임원까지 창의성과 주도성을 갖고 두려움 없이 일하는 ‘셀프 리더십’이 바탕이 돼야 한다”며 “‘바르게(正道), 빠르게(변화), 다르게(개성)’를 핵심 가치로 삼아 개개인의 재능을 살려야 남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은 은행 창립 기념일인 7월 7일까지 새로 정립된 핵심 가치를 기반으로 리더 및 인재상, 평가시스템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신한금융은 금융지주회사 중 최초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위원회를 이사회 내에 구성했고, CSSO(지속가능경영부문장)를 두기도 했다. 기존 사회책임보고서를 개편한 ‘ESG하이라이트’ 보고서를 발간하고, ‘신한사회적가치측정체계(SVMF)’를 신설해 사회공헌 활동 등 사회를 이롭게 하기 위한 활동을 정량화하는 작업도 시작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조 회장은 지난해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금융권을 대표하는 인사로 초청받기도 했다.
김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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