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스팩, 첫 나스닥 입성 “바이오 등 기술혁신기업과 합병 모색”[마켓인사이트]

입력 2022-03-03 06:13   수정 2022-03-03 18:19

이 기사는 03월 03일 06:1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국 등 아시아지역 내 저평가된 바이오·ESG 관련 기술기업을 합병 대상으로 하는 스팩(SPAC)이 미국 증시에 입성했다. 미국에서 활약하던 한국계 금융·바이오 전문가와 국내 사모펀드(PE)가 주도한 첫번째 아시아기업 전용 스팩이다. 국내 기술기업에 국내 코스피, 코스닥 뿐 아니라 또다른 기업공개(IPO) 기회가 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일(현지시간) 스팩 '밸류언스1(Valuence Merger Corp. I·VMCA)'이 미국 나스닥시장 상장 후 'VMCAU'란 기호(티커)로 거래가 개시됐다. 밸류언스1의 운용사인 밸류언스캐피탈은 지난 1월 19일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증권신고서(S1)를 제출했다. 밸류언스캐피탈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시장 악재에도 불구하고 공모에 참여한 글로벌 기관 투자가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밸류언스1은 공모금액 2억 달러(약 2384억원)를 바탕으로 최소 기업가치 2000억원 이상인 아시아 기술기업을 찾아 합병할 계획이다.




밸류언스1의 합병 대상은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성장기업이다. 합병 대상 업종은 바이오·생명과학, ESG 혁신기술 기업이다. 현재 매출이 적거나 이익이 나지 않아도 세계 시장을 상대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췄다면 미 증시에서 충분히 평가받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맥킨지에 따르면(2020년 5월 기준) 전세계 매출 기준 유니콘기업 상위 5000개사 중 43%를 아시아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중 미국 증시에 상장한 곳은 300곳으로 대부분 중국 기업이다. 우성윤 밸류언스캐피탈 대표는 "아시아 내 바이오·환경 관련 기술기업들은 보유 가치와 성장성에 비해 자국 증시에서 저평가되고 있다"면서 "스팩을 통해 이들의 글로벌 투자시장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나스닥 시장은 차등의결권(Dual Class) 제도 등의 규제 혜택이 있어 대규모 투자 유치 이후 혁신기업 창업자 그룹 등의 경영권 방어와 안정적인 기업 운영을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밸류언스캐피탈은 최근 1~2년 사이 미국 스팩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어 아시아 성장기업들에게 좋은 상장 시기라고 분석했다. 미국 스팩시장은 지난해 IPO 전체 건수의 63%를 차지했고 올해 2월 기준 84%로 높아졌다. 스팩 상장은 그동안 미국 상장의 걸림돌로 여겨졌던 상장 전문 인력 부재, 관련 상법 및 SEC 규정 이해 부족, 긴 상장 소요기간 등을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나스닥은 코스닥 시가총액의 60배에 달하는 만큼 글로벌 투자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우 대표는 "지난해 3월 상장 후 시총 90조원을 돌파했던 쿠팡은 상당한 주가 조정 후에도 여전히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 상장사 대비 10배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면서 "상장이 부담스러운 아시아 성장기업에게 상장 절차와 공모를 마친 스팩과 합병은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 인지도 측면에서도 미국 상장은 기업들의 해외 사업 확대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밸류언스캐피탈의 장점 중 하나는 스팩 합병 기업의 상장 연착륙을 도울 수 있는 전문가들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밸류언스캐피탈은 국내 신기술금융사인 크리스탈바이오사이언스가 투자하고, 국내 사모투자펀드운용사 크레디언파트너스, 한국계 투자은행(IB) 전문가, 헬스케어 전문가 등이 주축이 된 자산운용사다. 2014년부터 국내 중견 PE 크레디언파트너스를 설립하고 이끌어 온 우성윤 대표, 한국 출신으로 미국 IB·VC업계에서 활약해 온 이성식 대표, 글로벌 IB 출신 M&A 전문가 앤드류 형(Andrew Hyung) 대표, 연구개발자 경력의 바이오 전문 컨설턴트 출신 진 초(Gene Cho) 대표가 공동 경영을 맡고 있다. 여기에 조중명 크리스탈지노믹스 대표, 미국 대표 스팩 자산운용사인 라이브오크(Live Oak)의 게리 분더리히(Gary Wunderlich) 대표, 김영민 전 특허청장이 사외이사로 합류했다. 노부유키 이데이 일본 소니그룹 前회장은 고문으로 참여한다.

밸류언스캐피탈은 1호 스팩 상장 후에는 2호, 3호 스팩도 준비할 계획이다. 우 대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아시아 디스카운트를 겪고 있는 성장 기업들이 스팩 상장을 통해 제대로 된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스팩을 시작하게 됐다"면서 "스팩 상장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 성장 기업의 고유 가치 키워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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