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지난 22일 열린 이사회에서 오는 6월 30일자로 태양광 패널 사업을 끝내기로 했다고 23일 발표했다. 회사 측은 기존 고객사를 위한 사후관리 물량 확보를 위해 2분기까지만 태양광 패널을 만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태양광 사업 임직원은 회사 내 다른 사업본부나 LG 계열사로 전환 배치할 예정이다. 대상자는 총 900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빌딩 에너지관리 솔루션과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에너지 관련 연구개발(R&D) 프로젝트는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LG전자의 태양광 패널 매출은 1조1000억원을 올렸던 2019년 이후 계속 줄면서 지난해엔 8000억원 안팎까지 떨어졌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1%대에 불과하다. 태양광 사업을 맡고 있는 BS(비즈니스 솔루션) 사업본부는 지난해 매출 6조9625억원, 영업이익 1443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전년보다 매출은 15% 이상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000억원 넘게 감소했다. 태양광 모듈 사업 부진으로 BS사업본부의 수익성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하는 등 수익성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 중이다. 지난해 최고전략책임자(CSO)를 맡아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지휘했던 조주완 사장이 최고경영자(CEO)로 자리를 옮기면서 ‘효율’을 중시하는 기조가 강해졌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태양광 패널 산업이 구조적인 한계에 부딪혔다고 설명했다. 중국 업체들과의 원가 경쟁에서 밀리며 LG전자 외에 다른 태양광 패널 업체들도 사업을 축소하거나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기는 추세다.
2015년께부터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중소 업체 폐업이 이어졌고, 최근엔 대기업도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신성이엔지는 지난해 말 충북 증평공장을 매각했다. SKC도 2020년 4월 태양광 모듈을 보호하는 에틸렌 비닐아세테이트(EVA) 시트 사업에서 손을 뗐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사업부문인 한화큐셀은 지난해 328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태양광 패널의 원료인 폴리실리콘 가격 급등도 패널 제조사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2020년 ㎏당 7달러대였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최근 32달러 선까지 올랐다. 제품을 만들수록 적자가 커지자 LG전자는 지난해 1~3분기 태양광 패널 생산량을 전년도 연간 생산량의 절반 수준인 640㎿까지 줄였다. 업계 관계자는 “탄소 중립 바람으로 태양광 패널 수요가 늘고 있지만, 공급 증가 속도 역시 만만치 않다”며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와의 경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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