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중국자동차공업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완성차 수출량은 201만5000대로 집계됐다. 사상 최대 규모다. 2020년(99만 대)의 두 배 가량으로 늘었다. 한국(204만 대)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중국 자동차업체는 거대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해왔고, 이제 내수만으로는 버틸 수 없을 정도로 덩치가 커지면서 최근 해외 시장에 계속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연 2000만 대(승용차 및 경상용차 기준) 규모로 정체돼 있지만, 중국 내 업체들의 설비투자가 계속 늘고 있어 공장 가동률이 70~80%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도 자국 자동차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장려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러시아나 동유럽, 중남미,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중국과 정치적으로 가깝거나 저가 자동차가 인기가 많을 만한 지역에서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 중 일부 시장은 한국 자동차업체의 텃밭이다. 앞으로 한국 업체와 정면충돌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중국 브랜드들은 특히 전기차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 전체 수출량의 15.4%에 달하는 31만 대는 신에너지차(전기차 및 플러그인하이브리드)다. 이 가운데 16만 대는 중국에서 생산해 해외에 파는 테슬라 차량이고, 나머지 15만 대는 중국 브랜드 차량이다.
니오나 비야디(BYD), 샤오펑 등 중국의 전기차 전문업체들은 유럽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내연기관차는 당장 선두권 업체의 품질력을 따라잡기 힘들지만, 차체 구조가 상대적으로 단순한 전기차는 품질 격차가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들은 전기차 수요가 많은 노르웨이나 스웨덴 등에 잇따라 매장을 열고 있다. 이미 판매 실적을 내는 업체도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 전기차 브랜드 일부는 몇 년 내 글로벌 시장에서 ‘키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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