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지친 일상을 보내는 동안 봄이 성큼 다가왔다. 바람에는 봄 내음이 풍겨오고, 마당에는 초록빛 새싹이 움트기 시작했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잃어버린 ‘여유’를 찾고 싶지만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장소 물색에서부터 교통·코스까지 챙겨야 할 게 많다. 그렇다고 올해에도 여행을 포기할 수는 없다. 바다와 섬, 숲속 둘레길을 걸으며 힐링과 건강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여행지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지방자치단체가 추천한 한적하고 안전한 여행지를 소개한다.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에서 뱃길로 40분 거리에는 벚꽃길이 유명한 장봉도가 있다. 영종도 삼목항에서 카페리를 이용할 수 있어 드라이브 여행지로 인기가 높다. 인근 옹진군 소야도에서는 바다가 갈라지는 ‘한국판 모세의 기적’을 감상할 수 있다. 소이작도는 트레킹이 가능한 총 5개(7.5㎞) 구간으로 이뤄진 갯티길이 있다. 대이작도에 비해 면적이 작아 한적하고 조용하다. 인천관광공사는 올봄 관광객들을 위해 이들 지역을 비대면 관광지로 추천했다.
평화누리길을 비롯해 숲길(연천~양평 간 245㎞), 물길(여주~안성 167㎞), 갯길(평택~부천 262㎞) 등 도내 4개 권역이 연결돼 있다. 경기 북부인 연천 포천 가평 양평을 잇는 둘레길에서 64㎞ 구간은 국유임도로 일반인은 이용할 수 없지만 최근 들어 둘레길 여행객에게 개방됐다.
개방된 국유임도는 9개 구간으로 연천 고대산, 포천 강씨봉, 가평 화야산, 양평 봉미산·단월산·더렁산·금왕산·갈번데기산, 안성 덕성산 등이다. 도는 경기 둘레길을 전국 대표 비대면 관광상품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충남 당진에는 SNS 핫플레이스로 유명한 아미미술관이 있다. 폐교를 미술관으로 개조해 다양한 예술 작품과 동화 같은 분위기의 정원을 만나볼 수 있다. 미술관을 둘러본 후에는 천년의 옛 고을 면천읍성과 읍성 안 레트로거리를 걸어도 좋다.
스페이스 워크라는 이름도 마치 우주공간을 유영하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의미로 지어졌다. 법정 기준 이상의 풍속과 진도 6.5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스페이스 워크는 준공 이후 여행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지역 명소로 떠올랐다. 한국관광공사의 인기 여행지로 선정되면서 최근 하루 방문객은 평일 3000명, 주말과 공휴일은 6000명에 이른다.
‘꽃과 나비의 고장’으로 불리는 전라남도 함평군도 ‘사계절 체류형 관광지’로 도약할 채비를 마쳤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랠 힐링 명소를 곳곳에 조성하고 있다.
6㎞ 길이의 함평 천지길은 엑스포공원, 함평천생태습지, 화양근린공원을 잇는 도보길이다. 기존에 조성된 정원과 산책로를 한 길로 연결했다. 광주광역시에서 자동차로 30분이면 닿을 수 있는 돌머리해수욕장은 1㎞에 이르는 은빛 백사장과 넓은 소나무 숲이 어우러져 천혜의 절경을 자랑한다. 이곳에는 길이 405m의 갯벌탐방로도 있다.
오는 4월엔 ‘제24회 함평 나비대축제’를 열기로 했다. ‘함평나비! 희망의 날개를 펴다’(다시 만나는 나비 세상)를 주제로 한 이번 축제는 코로나19 여파로 3년 만에 개최된다.
남해 독일마을은 해외여행을 대신하는 이국적인 국내 명소로 인기가 높다. 눈앞에 펼쳐진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붉은색 지붕의 건축물이 들어선 마을에서는 마치 작은 독일 속으로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독일광장에는 독일 대표 먹거리인 맥주, 소시지 등을 판매하는 독일 포장마차와 독일 공방, 파독전시관 등이 갖춰져 있다.
전국 대표 관광지인 부산에는 산책로인 갈맷길이 있다. 2020년 걷기 여행길 선호도 조사 결과 전국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시는 올해 갈맷길을 중심으로 여행 수요를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갈맷길은 부산 해안로와 도심 곳곳에 278.8㎞ 구간의 9개 코스(21개 구간)가 있다.
부산관광공사는 매년 부산의 길을 중심으로 ‘5대 트레킹 챌린지’ 코스를 추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다대포 생태탐방로, 금정산 둘레길, 오시리아 해안산책로, 수영만, 해운대 그린레일웨이를 꼽았다. 시 관계자는 “갈맷길과 도심 교통 인프라와 보행 환경을 개선하고 도심 노선 곳곳에 버스킹 존을 설치해 건강과 마음을 모두 챙길수 있는 명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강태우 기자/전국종합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