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 24일 15:0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자원 무기화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향후 자원 관련 분쟁이 지정학적 리스크(위험요인)로 전이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서 중국의 수요가 더욱 공고해졌다. 공급 측면에서 영향력도 확대됐다. 중국에 편중된 글로벌 수급 구조가 심화됐다는 의미다.
중국의 알루미늄, 니켈 등 금속 소비 비중이 지속적인 인프라 확대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루면서 철광석, 천연가스 등 주요 원자재 수입 규모는 40% 이상 급증했다. 글로벌 원자재 공급 측면에서 중국 비중은 70%에 육박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중국 정부가 '두 개의 시장과 두 개의 자원 전략'을 펼친 결과다. 적극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얻은 자원을 먼저 소모한 뒤, 국내 지원은 안보 등을 위해 보호하면서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말한다. 또 최근 첨단산업 자립 정책도 미중 분쟁을 거치면서 대폭 강화됐다.
국제금융센터는 "향후 중국이 자원 무기화를 추진하고, 그 과정에서 각국의 자원 민족주의를 자극하면서 국제 정치·경제 질서의 불안요인으로 부각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만성적 에너지 부족 상황에서 탈탄소화 정책까지 가세한 탓에 니켈 등 신규로 소요되는 원자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중국이 기업 대형화와 규제 완화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할 수도 있다. 특히 열세인 반도체 대응을 위해 희토류 등 여타 광물 공급을 제한하고 가격 결정력을 높일 수도 있다.
김기봉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과거 사례처럼 자원 국수주의와 진영 갈등을 초래하는 현상이 뚜렷해질 것"이라며 "향후 자원 관련 분쟁이 지정학적 리스크로 전이되는 현상이 빈번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경우 반도체, 배터리 등에 쓰이는 첨단 원자재의 중국 쏠림 현상이 심각해 해외 자원 인프라 구축, 원자재 저감 기술 개발 등 다양한 노력을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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