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상록수역 환영"…안산 아파트값 '들썩'

입력 2022-02-25 17:31   수정 2022-02-25 23:50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정차 여부에 따라 아파트값이 출렁이고 있다. 정부가 GTX C노선에 상록수역을 추가한다고 발표하자 해당 지역 아파트값이 들썩이고 있다. 상록수역은 지난해 초부터 GTX 정차 소문에 따라 투자자가 몰렸다 흩어지기를 반복하면서 아파트값이 수억원씩 오르내리기를 반복해왔다.
○상록수역 아파트 ‘들썩’
25일 현지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지난 24일 GTX C노선에 왕십리·인덕원·의왕·상록수역 등 4개 역을 추가한다고 발표한 이후 상록수역 인근 아파트를 매수하겠다는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상록수역과 가장 가까운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A공인 대표는 “국토부 발표 직후부터 발 빠른 투자자의 문의가 쏟아져 하루 종일 전화를 받느라 바빴다”며 “집도 안 보고 바로 계약금을 보낸 손님도 있다”고 전했다.

추가 정차가 결정된 4개 역 중 상록수역은 기존에 정차 여부가 불확실했다. 지난해 6월 GTX C노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이미 왕십리역과 인덕원역을 추가 정차역으로 제시했다. 의왕역 신설도 지난해 8월 3차 신규 공공택지 추진 계획 발표로 사실상 확정된 바 있다.

상록수역은 지난해 초부터 C노선 정차 소문이 무성해 투자자가 몰렸다. 당시 상록수역과 가까운 아파트 중개업소에 매수 대기자가 줄을 서서 기다리거나, 중개업소에 ‘매물이 다 나갔다’는 안내문이 붙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실제로 본오동 ‘월드아파트’ 전용면적 44㎡는 2020년 말 2억원 중후반대에 거래됐으나, 지난해 1~2월 5억원에 손바뀜하면서 한 달 만에 가격이 두 배 가까이 뛰었다.

그러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제안한 노선에 상록수역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동안 실망 매물이 쏟아지고 투자자 발걸음이 끊기다시피 했다. 5억원에 신고가를 썼던 ‘월드’ 전용 44㎡는 지난해 5월 1억원 넘게 떨어진 3억7300만원에 손바뀜하기도 했다.

이번 정차 결정으로 다시 호가가 오르고 매물이 잠기기 시작했다. ‘월드’ 전용 38㎡는 이날 호가 5억원짜리 매물이 나왔다. 지난달 3억6000만원에 실거래 신고된 주택형이다. 인근 ‘한양’ 전용 68㎡는 국토부 발표 직후 호가를 4억1000만원에서 4억9000만원으로 한 번에 8000만원 올렸다. 본오동 B공인 대표는 “매수 문의가 계속 오자 매물을 거둬들이고 분위기를 더 지켜보겠다는 집주인도 많다”고 전했다.
○“역 추가하면 GTX 역할 못해”
GTX 추가 정차 요구가 곳곳에서 거세지면서 GTX가 자칫 완행열차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GTX C노선 상록수역이 개통하면 안산에서 강남까지 30분대에 진입할 수 있어 서울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다만 상록수역에 모든 열차가 정차하진 않는다. 금정역에서 경부선 철로가 감당하지 못하는 일부 열차가 Y자로 분기하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한 시간에 한 대꼴로 정차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 대선을 얼마 앞두지 않고 추가 정차역을 발표하면서 일각에선 ‘선거용’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에서 추가 정차 요구가 잇따르며 서울 접근성을 높여 인구 과밀화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한 GTX의 속도가 너무 늦어지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경기 구리와 인천, 강원 춘천 등 지자체에선 B노선 추가 정차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급행철도 노선에 역이 추가되면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다”며 “추가 역을 무리하게 넣으면 노선 완공이 지연되거나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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