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백화점까지 'NFT' 발행…IT업계 전유물 완전히 탈피

입력 2022-02-25 21:00   수정 2022-02-25 21:06


유통기업들이 '기회의 땅'인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와 대체불가토큰(NFT)을 주목하고 있다.

편의점부터 백화점까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고윳값을 부여한 디지털 자산 NFT를 발행하는가 하면 새로운 메타버스 플랫폼을 선보인다는 구상도 나오고 있다. 새로운 트렌드에 민감한 10~30대 소비자 수요를 잡기 위해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는 NFT 전문 작가 레이레이와 협업해 히어로 캐릭터 NFT를 제작, 모객 방편으로 삼았다. 3월 한 달간 자체 멤버십 어플리케이션(앱) '포켓 CU'에서 응모 이벤트를 열어 추첨을 통해 NFT를 지급하기로 했다.

CU의 NFT에 담긴 히어로 캐릭터는 사탕을 전달해 사랑을 도와주는 '캔디러버', 물건을 살 때마다 똑같은 물건이 하나 더 생기는 '원플러스원', 캐러멜을 전달해 기분을 좋게 해주는 '카라멜 카멜' 3종으로 총 314개 발행된다.

CU 관계자는 "최근 NFT가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독자적 소유권을 명확히 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인식되면서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개성을 추구하는 MZ(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편의점표 디지털 아트'를 만들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국내 유통업계에서 가장 먼저 NFT 자체 제작에 나선 것은 신세계백화점이다. 미국 3차원(3D) 아티스트 베레니스 골먼과 협업해 봄꽃을 주제로 만든 5종의 NTF 총 1000개를 준비했다.

신세계는 다음달 6일까지 백화점 앱 이용고객 대상으로 응모 및 추첨을 실시, 고객의 NFT 지갑에 자체 NFT를 나눠주기로 했다. 10초 길이의 꽃이 피어나는 영상 5개를 각각 200개씩 발송한다.

두 번째 NFT 발행 계획도 잡혔다. 신세계는 다음달 중순 프라다 2022년 봄·여름(S/S) 시즌의 신상품 모델 화보로 NFT를 제작해 고객에게 무료 증정하는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식음료 업계에선 치킨 프랜차이즈 bhc치킨이 쿠폰형 NFT를 내놨다. bhc는 자사 캐릭터 '뿌찌'의 한정판 NFT를 제작해 KB국민카드 통합자산관리 플랫폼 '리브메이트' 이용자에게 추첨을 통해 무료 증정하기로 했다. bhc치킨은 향후 뿌찌 NFT를 소유한 고객에게 다양한 프로모션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bhc치킨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속적 NFT 발행을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고객 만족도를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패션업계에선 애슬레저 브랜드 젝시믹스를 운영하는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이 NFT 콘텐츠 제작과 판매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롯데는 직접 3차원 가상세계 플랫폼 구축에 나선다. 전 계열사를 통해 '초실감형 메타버스 라이프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 계열사 롯데정보통신이 지난해 7월 인수한 메타버스 스타트업 칼리버스에서 실사 기반 메타버스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결제 기능을 갖춘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해 이르면 올해 2분기 중 베타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복안.

그룹 계열사와 연계해 사업 모델을 만들 예정이다. 앞서 롯데 계열사 롯데면세점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2'에서 가상 피팅룸 등 '메타버스 면세점'을 선보인 바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가상융합세상에서 롯데 메타버스가 기준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임직원에게 당부했다.


NFT와 메타버스에 대한 유통가의 관심은 해외에서 한층 뜨겁다.

글로벌 스포츠웨어 1위 나이키부터 미국 오프라인 강자 월마트까지 앞다퉈 NFT 시장에 진출했다. 나이키는 지난해 가상 패션전문 NFT 스튜디오인 아티팩트(RTFKT)를 인수했다. 나이키의 경쟁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와 언더아머 역시 지난해 NFT를 내놨다. 명품업계 역시 일찌감치 NFT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루이비통과 구찌, 버버리가 NFT를 발행했다.

CNBC에 따르면 파트리스 루베 랄프로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미국소매협회(NRF) 연례 콘퍼런스에서 "우리의 전략은 신세대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면서 "신세대는 바로 그곳(메타버스)에 있다. 그래서 우리도 거기에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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