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신호에 직진 중이던 차량이 옆에서 튀어나온 차량과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보험사 측에서 직진 차량에 과실 20%를 책정해 운전자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는 '안 멈춰서 과실이 있다고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공개된 블랙박스 영상에 따르면 제보자 A 씨는 지난 12일 오후 5시께 대전의 한 편도 1차선 도로를 주행하던 중, 좌회전을 위해 우측에서 튀어나온 차량과 부딪힌다. A 씨는 정상 신호에 주행 중이었고, 상대 차량 진행 방향에는 신호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보험사는 해당 사고의 과실 비율이 A 씨 20%, 상대 차량 80%라고 판단했다. "정상 신호로 진행하되, 정지선에서 정차 또는 서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보험사의 설명이다. A 씨와 상대 차량 운전자의 보험사는 같은 보험사다.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인 한문철 변호사는 "턱도 없는 소리"라며 보험사의 판단을 두고 실소를 금하지 못했다.
한 변호사는 "보험사 직원이 어디서 말을 만들긴 만들었는데, 녹색 신호인데 왜 멈추냐"며 "신호등 없는 교차로에서는 서행해야 하고 좌우가 확인되지 않을 때 일시정지 (규정이) 있지만, 턱도 없는 소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는 A 씨에게 2019년, 2003년, 1993년 세 개의 판례를 과실 비율 산정의 근거로 제시했다고 한다. 그러나 한 변호사는 블랙박스 영상 없이는 A 씨의 사고와 과거 판례를 엮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실시간으로 진행된 과실 비율 투표에서도 응답자 전원이 A 씨에게 과실이 없다고 봤다.
한 변호사 역시 "100:0 의견이다. 일부 판사를 만나면 '앞에 정차 중인 차량이 있기 때문에 조심했어야 한다', '속도를 줄였어야 한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상대 차량이 우회전이 아닌 좌회전을 하는 상황이었기에 A 씨가 피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네티즌들은 "왜 항상 한 명은 교통법규를 지켰고, 한 명은 위반했는데 과실이 서로에게 있는 것일까", "정지선만 보이면 다 멈춰야 하나. 그럼 신호등이 왜 필요한가", "A 씨에게 과실을 준다면 전국에 있는 모든 신호등을 없애야 한다", "신호를 믿지 말라는 건가", "녹색 신호인데 정지선에 정차하라는 레전드 보험사" 등의 반응을 보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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