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 등 40여 기업, '러 수출대금 떼일라' 비상

입력 2022-02-27 17:16   수정 2022-02-28 00:58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퇴출시키기로 한 데 대해 우리 금융당국과 주요 은행도 일제히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7일 “미국 백악관과 EU 집행위원회가 러시아 은행들을 SWIFT망에서 추방하기로 공동 발표했으나 아직 대상 은행 리스트와 구체적인 실행 계획 등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며 “제재안의 윤곽이 드러나는 대로 금융권과 함께 대체 결제 방안을 마련하는 등 우리 기업 및 교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우리나라의 10위 교역 대상국으로 지난해 수출 1.6%, 수입 2.8%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부품, 철 구조물, 합성수지 등이 우리 수출의 절반을 점유하며 나프타, 원유, 유연탄, 천연가스 등 에너지가 수입의 약 70%를 차지한다.

러시아 은행의 퇴출 범위에 따라 국내 기업 역시 러시아로부터 수출 대금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러시아에는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 현대자동차, 기아, 아모레퍼시픽, 오리온 등 40여 개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다.

한국 정부는 기획재정부·외교부·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를 중심으로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고 미국·EU 제재 동향 및 국내 영향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비상금융애로상담센터를 열고 우리 기업과 현지 주재원 및 유학생 등의 금융 애로 사항을 접수 중이다.

러시아에 현지 법인을 둔 하나·우리금융그룹을 비롯해 국내 대형 은행들도 저마다 대응반을 꾸려 비상계획 수립에 들어갔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러시아 관련 익스포저(잠재 위험에 노출된 대출·투자액)는 작년 3분기 기준으로 각각 2960억원, 2664억원 정도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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