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정부 대응은 지난 5년처럼 여전히 안이하다. 청와대가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보회의(NSC)를 열었으나, 이번 성명도 ‘유감 시리즈’의 연장선이었다. 과거 “우려” “강한 유감” “재차 강한 유감” “매우 유감스러운 상황” 등의 표현에서 이번엔 “깊은 우려와 엄중한 유감”으로 수식어만 바뀌었을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역시 NSC에 참석하지 않았다.
작년 9월 북한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 “도발이라 하지 말라”고 위협한 뒤, 이 정부의 외교 표현에서 ‘도발’이란 단어가 사라졌다. 도발을 도발이라고 부르지 못하는 정부를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에 빗대 ‘홍길동 정부’라는 ‘웃픈’ 유머까지 등장했다. 오죽했으면 “문재인 정부의 ‘유감 안보정책’이 정말 유감”이라는 야당의 비판이 나오겠나. 이 정부의 대(對)북한·중국 굴종 외교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러시아로까지 확대돼 국제 사회의 비난을 사고 있다. 대러시아 제재에 미온적인 한국에 대해 미국 국무부 전직 고위관리는 “과거 (북한의) 침략 피해자로서 대대적 원조를 받은 한국이 미국의 동맹국 명단에서 눈에 띌 정도로 빠진 것은 현명하지 못하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일갈했을 정도다.
문재인 정부의 외교 성적표는 ‘외교 참사’라는 말이 나올 만큼 역대 최악으로 평가된다. 북한에는 얕잡아 보이고, 미국과의 동맹에는 심각한 균열이 생겼다. 문재인 정부가 그간 일본에 보인 결기의 10분의 1만큼이라도 북한에 보였다면 이 정도로까지 국격 추락은 없었을 것이다. 대통령 퇴임 전까지 북한이 몇 번이나 더 미사일을 쏴댈지 알 수 없다. 국민들은 한 번이라도 대통령이 북한에 제대로 할 말을 하고, 단호하게 경고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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