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밑이 '파르르' 하고 떨리는 경험을 하면 흔히 "마그네슘이 부족한 거 아니야?"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눈 밑 떨림이 꼭 마그네슘이 부족하다고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보통 눈꺼풀이 떨리는 증상 안검경련이라고 부르는데,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떨리는 것이 대부분이다. 일반적으로 눈과 주변 근육의 탈수 현상, 스트레스, 피로, 영양소 불균형 등이 주요 원인이다.
커피나 음료수 등 카페인이 많은 음료를 다량 섭취했거나, 운동을 심하게 했을 경우 근육의 탈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혹은 멀미약, 진정제, 천식약 등의 약물을 복용했을 때도 눈 떨림이 나타날 수 있다. 마그네슘이나 칼륨 등의 영양소가 부족하면 신경이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해서 눈 떨림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같은 경우는 대부분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 스스로 사라지는 편인데, 마그네슘과 칼슘이 많은 멸치, 우유, 토마토, 조개류를 많이 먹고 음주와 흡연을 삼가면 더 빨리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측은 "눈 떨림이 몇 주 이상 지속한다면 병원에 들러 진단을 받아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상이 계속 지속하고, 눈꺼풀 떨림이 강해지고 범위도 넓어질 땐 안면경련이나 안검연축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면 경련을 방치하면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얼굴 모양이 비대칭으로 발달할 수 있어 압박된 신경을 풀어주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드물지만 뇌동맥류, 뇌종양, 다발성 경화증도 안면 경련을 유발한다.
눈뿐만 아니라 얼굴과 목의 근육에 떨림이 발생한다면 근긴장이상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근긴장이상증의 다양한 증상 중 신체 한 부위에만 영향을 받는 국소성의 경우 눈꺼풀이 연축되어 눈 주변에 경련이 동반되기도 한다. 입술을 오므리고 목을 비트는 등 동작이 어려워 음식물을 삼키거나 대화를 하는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겪을 수 있다.
또 갑상선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부갑상선 호르몬에 이상이 생긴 경우에도 눈 밑 떨림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한쪽이 아닌 양쪽에서 떨림이 발생한다면 이를 의심해 봐야 한다.
추골동맥 경화의 경우에도 눈 떨림 증상이 나타난다. 추골동맥이란 목 뒤쪽으로 올라가는 한 쌍의 동맥을 뜻하는데 혈관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면 안면 신경을 압박하면서 이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추골동맥이 막히거나 터지면 어지럼증, 발음 장애, 삼킴 장애, 시야 장애, 의식 불명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
협회 측은 "한 달 이상 마그네슘을 꾸준히 섭취한 후에도 눈 밑 떨림이 계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원인 질환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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