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플이란 약 2년 전부터 국내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빵의 한 종류다. 크루아상 생지를 와플 기계로 누르는 방식으로 만든다. 외국에서 먼저 알려진 제조 방법으로,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어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논란이 된 크로플 케이크(사진)는 크로플을 겹겹이 쌓아 크림과 과일 등을 얹어 케이크 형태로 만든 제품이다. 해당 업체는 이와 비슷한 형태의 상품을 파는 40여 곳 자영업자들에게 연락해 “디자인 특허 등록을 마쳤으니 해당 상품에 대한 판매 중단 및 디자인 변경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2021년 11월부터 크로플 케이크를 판매 중”이라며 “출시 전 해당 디자인이나 레시피가 유통되고 있는지 검수했고, 최초로 크로플 케이크라는 메뉴를 선보이게 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연락을 받은 점주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점주들은 “와플 케이크를 검색하면 2~3년 전에도 비슷한 디자인의 제품이 많이 나와 있었다”며 “심지어 해당 업체보다 더 일찍 크로플 케이크를 선보인 소상공인들도 있다”고 토로했다.
더욱이 아직 해당 업체가 디자인 특허를 등록한 게 아니라 신청 단계에 있음이 알려져 논란은 커졌다. 업체 측은 “디자인 특허 등록이 완료되면 다른 가게가 크로플 케이크를 판매하는 행위가 불법이 된다”며 “법적 분쟁을 일으키는 것보다 상생을 도모하기 위해 메뉴 조정 및 판매 중지를 요청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과도한 권리행사로 해당 업체가 처벌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식재산권 재판을 전문으로 하는 법무법인 율촌 황정훈 변호사는 “디자인 특허를 출원했다고 해서 등록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며 “출원 사실만 갖고 경쟁업체를 압박하는 행위는 경우에 따라 허위사실 유포 혹은 업무방해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황 변호사는 “소상공인들이 특허청에 해당 업체의 상품 출시 이전에도 비슷한 형태가 있었다는 사실을 문서로 제출한다면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업체는 논란이 커지자 공식 SNS에 종전에 올린 입장문을 삭제하고 “상처받은 모든 업주분께 연락해 진심으로 사과드리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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