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러시아 대사 "한국 제재 동참 깊은 유감"

입력 2022-02-28 18:25   수정 2022-02-28 18:26


안드레이 쿨릭 주한 러시아 대사가 한국 정부의 대러제재 동참에 대해 "깊은 유감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쿨릭 대사는 28일 오후 서울 주한러시아대사관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정부가 이런 제재에 동참하는 것이 기쁜 소식은 아니다"라면서 "수교 이후 30년 동안 러시아와 한국의 관계는 긍정적으로 발전해왔는데 협력의 수준이 올라가는 추세가 이제 방향을 바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신북방정책 덕분에 양자 관계가 잘 발전해 왔다. 이런 맥락에서 요즘 벌어지고 있는 상태가 유감스럽다"면서 "한국의 국익을 생각하면 대러제재에 동참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제제를 하도록 하는 유일한 요소가 있다면 대한민국이 지금 받고 있는 강력한 외부 영향이다. 한국이 이런 압력에 항복해서 제재에 동참했다면 우리의 양자 관계가 발전하는 추세가 바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가스·철도·전기 등의 분야에서 추진돼온 남북러 3각 협력 사업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쿨릭 대사는 "러시아에 가해진 경제제재는 이 프로젝트 추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명백하다"면서 "남북러 협력 프로젝트는 사실 핵 문제 해결, 남북관계, 한반도 평화와 안보, 번영 확립 등과 긴밀히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서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확장에 따른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는 기존의 러시아 측 주장을 반복했다.

그는 "미국과 나토는 나토의 비확장을 추구할 러시아의 권리를 부정하고 있다"면서 "동맹을 맺을 자유를 최우선순위에 놓고 다른 국가의 안보를 침해하지 않아야 하는 조건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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