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과 카드회사들도 직접 NFT를 만들어 팔거나 보관을 대신해주는 NFT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가상 부동산으로 만든 NFT와 함께 선보인 메타버스 플랫폼이 사전 가입자만 수만 명에 달하는 등 비상한 관심을 끌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NFT에 대해 당장 시세차익을 거두겠다기보다 ‘꼭 소장하고 싶다’는 장기적인 가치 판단이 더 유효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독도버스에서는 가상의 부동산을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 속 주민등록증인 ‘도민권(NFT)’이 지급된다. 발행량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도민권의 소장 가치가 충분하다는 게 농협은행 측 설명이다. 독도버스의 1·2차 사전 가입자 수는 6만6500여 명에 달했다.
BNK부산은행은 부산 블록체인 특구 입주사들과 음악 NFT를 발행하기로 했다. 부산은행은 글로벌 음악저작권 관리기업인 소니뮤직퍼블리싱, 블록체인 기업 미디움 등과 협약을 맺고 관련 NFT 발행에 나섰다. 은행권 최초로 유명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NFT 형태로 내놓는다는 구상이다.
하나은행은 미술 NFT에 특화하고 있다.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과 협업해 미술품 NFT에 관심있는 젊은 고객을 대상으로 NFT 보관 및 자문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캐릭터를 NFT로 제작해 쿠폰과 함께 제공하는 금융회사도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달 27일까지 마이데이터 앱인 리브메이트에서 2000원짜리 bhc 할인쿠폰을 받은 고객 중 500명을 선정해 쿠폰형 NFT 작품을 증정했다. 이 NFT는 KB국민카드와 함께 NFT를 제작한 블로코XYZ의 NFT 거래소인 CCCV NFT를 통해 팔 수 있다. NFT를 갖고 있으면 지속적인 프로모션을 제공해 소장 가치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신한카드는 자체 NFT 생성 플랫폼도 구축했다. 신한카드 모바일 앱인 신한플레이에서 자신이 가진 물건이나 간직하고 싶은 순간을 NFT로 만들고 이를 조회하는 ‘My NFT’ 기능이다. 글로벌 NFT거래소와도 연결이 가능하다.
해외에서는 미국 블록체인 기술회사인 컨센시스의 메타마스크가 유명하다. 메타마스크는 주로 이더리움과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통해 만들어진 암호화폐, NFT 등을 보관할 수 있다. 메타마스크 홈페이지에서 설치파일을 내려받거나 크롬 등 웹브라우저에서 확장 프로그램을 추가하면 이용할 수 있다. 지갑 주소는 꼭 별도로 기록해야 한다.
이처럼 지갑을 개설하고 나면 NFT를 사기 위해 이더리움 등 결제수단으로 쓰이는 암호화폐를 미리 구매해둬야 한다. NFT거래소마다 결제 가능한 암호화폐가 다르다. 대부분의 NFT거래소는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하며, 국내 거래소들은 카카오 자회사인 그라운드X의 암호화폐인 클레이튼으로도 거래할 수 있다.
글로벌 NFT거래소 가운데 가장 거래 규모가 큰 곳은 미국 오픈시(OpenSea)다. 메타마스크 지갑을 만들면 오픈시에서 NFT를 제작하거나 판매할 수 있다. 다만 수수료가 경매 낙찰가의 2.5%로 높은 편이다. 경매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더리움 ‘가스비’도 6만원 정도로 부담이 적지 않다.
업비트 NFT도 수수료가 낙찰가의 2.5%다. 구매하고 싶은 NFT 경매 페이지에 들어가 구매 가격을 제안하면 된다. 박다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 가격 상승을 노려 시세차익을 거두는 전략보다 앞으로 NFT의 희소 가치가 높아져 소장 가치가 있을 것이란 확신이 들 때만 투자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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