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성 울리면 사라"더니…러시아 레버리지 ETF '눈물의 손절'

입력 2022-03-01 14:51   수정 2022-03-0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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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달 24일 러시아 주요 지수인 RTSI는 장중 반토막이 났다. 서학개미들은 “총성이 울리면 사라”는 오랜 주식 투자 격언을 떠올렸다. 러시아 상장지수펀드(ETF), 그 중에서도 레버리지 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러시아 불 2X 셰어즈(RUSL)’을 이날 하루에만 176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 지정학적 갈등이 완화되면 러시아 증시가 급반등할 것이라고 본 것이다. 하지만 해당 ETF 운용사가 상장폐지를 결정하면서 ‘눈물의 손절’을 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지난 28일 미국 ETF 운용사 디렉시온은 ‘RUSL’을 상장폐지하겠다고 공지했다. 이 펀드는 MVIS 러시아 지수 등락률의 2배만큼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MVIS 러시아 지수는 러시아 증시에 상장된 러시아 기업이거나 매출의 50% 이상이 러시아에서 발생하는 기업들로 구성돼있다.

디렉시온 측은 “미국 및 기타 국가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러시아 증시 투자에 제약이 생겼다”며 “펀드 고문인 래퍼티 자산운용사의 권고에 따라 펀드를 청산하는 게 최선의 이익이라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장 마감 후 상장폐지 소식이 알려지자 ETF 가격은 폭락했다. 애프터마켓에서는 6.46달러까지 떨어져 24일 종가(8.70달러)보다 낮은 수준에 거래됐다.

RUSL은 미국 증시에서 오는 11일까지만 거래 가능하다. 디렉시온은 11~18일 펀드 청산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11일까지 펀드를 청산하지 않고 쥐고 있으면 청산 기간의 순자산가치에 따라 현금을 돌려받게 될 예정이다. 시장가격이 순자산가치를 크게 웃도는 현재 상황에서는 손해가 예상된다. 지난달 28일 종가 기준 해당 ETF의 주당 순자산가치는 3.61달러에 불과했지만 종가는 9.56달러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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