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1일 서울 현저동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첫 민주 정부였던 김대중 정부는 자신감을 갖고 일본 문화를 개방했다”며 “우리 문화예술은 다양함 속에서 힘을 키웠고 오히려 일본 문화를 압도할 정도로 경쟁력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선출된 노태우 정부나 직선제 이후 첫 민간인 출신 대통령인 김영삼 정부를 건너뛰고 민주당 계열의 김대중 정부를 첫 민주 정부로 규정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즉각 논평을 내 “믿기 힘든 매우 부적절한 인식이며 선거 개입 의도마저 엿보인다”고 비판했다. 황규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평생 민주화에 몸을 바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업적을 모를 리 만무한데, 문민정부를 의도적으로 패싱한 저의가 무엇인가”라며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뿌리를 두고 있는 문민정부를 애써 무시하려는 것인가”라고 따졌다.
야권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이번 기념사에서 ‘민주’라는 단어를 총 18번이나 사용한 데 대해서도 ‘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을 간접적으로 지원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문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민주’라는 단어를 세 번 사용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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