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 금리 역전된 저축은행

입력 2022-03-01 17:49   수정 2022-03-02 00:53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적금보다 높은 ‘역전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금융회사들이 충성도 높은 고객 유치를 위해 정기예금보다 매달 꼬박꼬박 붓는 적금 금리를 높게 유지하지만 최근 저축은행들은 시중금리 급등에 따른 유동성 관리를 수신 비중이 높은 정기예금 위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평균 연 2.47%였다. 정기적금 기본금리는 평균 연 2.41%로 정기예금보다 0.06%포인트 낮았다. 물론 각종 우대금리를 반영한 최종 적용 금리는 여전히 적금이 예금보다 높을 수 있다.

하지만 저축은행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팔리는 1년 만기 정기예금 기본금리가 적금 금리를 웃돈 것은 2009년 1월 이후 13년 만으로 매우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작년 4월만 해도 적금 금리가 예금보다 0.71%포인트 더 높았다.

지난해 8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연 0.75%로 인상한 이후 적금 금리와 예금 금리 간 격차가 급격히 좁혀졌다. 올해 초 기준금리가 연 1.25%까지 뛰면서 예금 금리는 연 2.4%대를 넘어섰지만 적금 금리는 연 2.4~2.5% 범위에서만 움직였다.

한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수신조달의 90% 이상을 정기예금에 의존하는 곳이 대부분”이라며 “시장 상황이 급변하는 가운데 저축은행들이 예금이 아니라 적금 금리를 조절해 유동성 관리에 나설 유인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기예금은 0.1%포인트의 금리 변동에도 수백~수천억원의 돈이 빠져나가고 들어오지만 정기적금은 그만큼 민감도가 높지 않다는 얘기다.

과거 적금 상품이 20~30대 젊은 고객을 유치하는 주된 통로였지만 최근 활용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모바일 앱이나 파킹통장(수시입출금식 예금) 등 젊은 고객을 유치할 대체 상품들이 등장하면서 적금의 집객 효과가 예전만 못한 게 사실”이라며 “판촉을 하려고 해도 우대금리나 특별판매 등 수단을 활용하지 기본금리 자체를 높이진 않는다”고 전했다.

반면 시중은행에선 여전히 적금이 예금보다 금리가 높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시중은행의 정기적금 금리는 평균 연 1.66%, 정기예금은 연 1.28%였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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