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은하수 헤엄치는 고래…동화적 상상 담은 '빛의 정원'

입력 2022-03-01 17:20   수정 2022-03-02 00:12

하늘을 가득 수놓은 아름다운 은하수와 오로라를 배경으로 거대한 고래가 공중을 유영하고 있다. 반짝이는 하늘과 바다 옆에 동양화풍으로 그려넣은 소나무와 돌이 독특하면서도 정감 있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모래와 나무 등 사실적인 질감 표현은 몽환적인 화면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빛의 화가’ 전준엽(69)이 윤동주의 시 ‘별 헤는 밤’에서 모티브를 얻어 그린 신작 ‘별 하나에 추억과’다.

서울 운니동 장은선갤러리에서 2일 전준엽 초대전 ‘이제 희망의 세계로…’가 개막한다. 고래와 빛을 소재로 한 신작 30여 점을 선보인다. 미술품 경매 시장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전 작가의 대표작 ‘고래사냥’ 시리즈(사진)도 전시에 나왔다. 하늘을 나는 고래와 만발한 꽃 등 동화 같은 소재들을 산수화의 화법과 조화시킨 연작으로, 밝은 미래를 꿈꾸는 인간의 의지를 형상화했다.

전 작가의 그림에 등장하는 푸른 빛은 한민족의 고유한 미감을 표현하는 소재이자 고단한 현실을 극복하려는 희망의 상징물이다. 추운 겨울을 견디고 꽃을 피워내는 매화, 바위 틈에 뿌리를 내린 강인한 소나무 등도 마찬가지다. 전 작가는 “다양한 색감과 질감, 소재를 통해 서로 다른 존재가 만나 조화를 이루고 희망을 실현시키는 모습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중앙대 회화과를 졸업한 전 작가는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개인전을 37회 열었고, 국내외 미술관의 기획전에도 350회 이상 참여했다. 한국현대미술제 초대작가상, 한국미술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국립현대미술관과 워커힐미술관, 성곡미술관 등 여러 곳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전시는 26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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