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접수한 사전청약 당첨자가 확정되기까지 수개월씩 걸리면서 신청자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최종 당첨자를 확정하려면 자산과 소득을 조회해야 하는데, 이 절차가 늦어지면 급여가 변동되는 4월 이후 조회돼 '부적격'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가장 먼저 이뤄진 1차 사전청약 공고부터 당첨자 확정까지 5개월 이상 소요되면서 후속 사전청약 신청자들 불안감이 높아졌다.
2일 사전청약 신청자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지난해 7월16일 입주자모집 공고를 낸 1차 사전청약 당첨자는 같은해 12월28일 확정됐다. 당첨자 발표는 9월 이뤄졌지만 자산과 소득을 조회해 적격과 부적격을 가른 뒤, 부적격자 소명 절차를 거치면서 최종 당첨자 발표까지 5개월 넘게 걸린 것이다. 지난 10월 공고가 이뤄진 2차 사전청약의 경우 일부 신청자가 자산조회 통지를 받은 것 외에는 별다른 진전 상황이 없는 상태다.
입주자 모집 공고부터 당첨자 확정까지 수개월씩 걸리자 예비당첨자 신분인 사전청약 신청자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지난해 사전청약을 신청했지만 해가 바뀌면서 변동된 소득이 적격심사에 반영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특히 보수월액에 따라 가점을 받는 신혼희망타운 신청자들은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사전청약이 진행된 신혼희망타운은 가구당 월평균소득 130%(맞벌이는 140%)인 경우에만 지원할 수 있다. 3인 가족 기준 약 783만원(맞벌이 약 844만원)에 해당한다. 소득이 100% 이하일 경우 가점을 받는다. 외벌이 3인 가족 기준 422만원 이하면 3점, 603만원 이하면 2점이 주어진다.
소득조회 시점에 해당 금액을 넘는 것으로 나온다면 부적격 소명 대상이 된다. 만약 소명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최종 부적격으로 분류된다. 부적격자는 해당 주택 공급에 참여할 수 없고 1년의 재당첨 제한 기간도 생긴다.
이를 두고 사전청약 당첨자 커뮤니티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소득조회 시점이 명확하지도 않은 데다, 앞선 사전청약의 당첨자 확정에 수개월이 걸리면서 차수가 늦은 사전청약의 소득조회가 더 늦춰질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3차 사전청약은 지난해 11월, 4차 사전청약은 12월 입주자 모집공고를 냈다. 5차 사전청약 모집공고는 올 2월에 나왔다.
한 3차 사전청약 예비당첨자는 "최근에야 은행에서 자산조회가 이뤄졌다는 통지를 받았다"며 "소득조회 시점은 알 수 없어 매일 조마조마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예비당첨자는 "11월 입주자 모집공고를 보고 조건이 맞아 신청했다"며 "회사의 보수월액이 1월에 변동되는데 소득조회가 늦어지면 부적격이 될 처지"라고 토로했다.
4차 사전청약 예비당첨자도 "2차 당첨자도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 단톡방에선 우리 차수의 소득조회가 4월까지 밀리는 것 아니냐고 걱정들 한다"고 전했다. 다른 예비당첨자도 "소득조회가 언제 이뤄지냐는 질문에 상담원은 모른다는 답변만 내놓아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사전청약 공공분양 당첨자 소득기준은 상시근로자의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 보수월액을 최우선으로 본다. 대다수 회사의 급여 신고가 매년 4월을 기준으로 바뀌기에 소득조회가 4월 이후 이뤄진다면 적지 않은 예비당첨자가 소득 초과로 부적격 통보를 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해 LH는 "소득과 자산 자료는 서류접수 후 사회보장정보시스템에 조회 요청해 받는다"면서 "2차 사전청약의 경우 12월에 자료를 요청해서 지난달 중순 회신했다. 이달 중 부적격 소명 대상이 안내될 예정"이라고 했다.
서류접수를 마치는 직후 사회보장정보시스템에 소득과 자산 자료를 요청하고, 요청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자료를 받으므로 조회가 늦어져 불이익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자료 회신이 늦어지는 것은 당첨자 발표가 늦어지는 것일 뿐, 소득 조회와 적격·부적격을 나누는 데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LH는 "3차는 1월 자료 조회를 요청했고 4차는 3월 중 조회를 요청할 예정"이라며 "통상 조회를 요청한 달이나 직전 달 자료를 받게 된다. 2차 때처럼 자료 회신이 늦어질 수 있지만 4월 인상된 보수월액이 반영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첨자 발표부터 최종 계약을 포함한 청약일정 전반에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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