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위안 환율은 위안당 190원73전으로, 전 거래일보다 42전(0.22%)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5월 4일(재정환율·191원73전) 후 최고치(원화 약세)다. 당시 금융위기 진원지인 미국의 달러 가치가 약화된 반면 중국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절상했다.
위안화는 원화는 물론 달러와 대비로도 초강세를 이어갔다. 이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위안·달러 환율을 달러당 0.0337위안(0.53%) 오른(위안화 가치는 하락) 6.3351위안에 고시했다. 이날은 올랐지만 전날은 달러당 6.3014위안으로 2018년 4월 20일(6.2897위안) 후 최저치(위안화 강세)를 기록했다.
이 같은 환율 움직임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달 27일 미국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은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러시아 주요 은행을 배제하기로 했다. SWIFT 퇴출은 러시아가 달러와 유로 조달은 물론 이들 통화로 결제하는 권한도 사라진다는 의미다.
러시아의 달러 결제선이 막힌 만큼 위안화를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외환보유액에서 위안화 비중을 늘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이 매년 기록적 수출 실적을 거둔 것도 위안화 강세 배경으로 꼽힌다.
하지만 올 들어 미국 중앙은행(Fed)이 본격 금리 인상에 착수하는 만큼 위안화 가치가 꺾일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중국이 경기 둔화에 대응해 올 들어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위안화 강세 흐름을 꺾을 변수로 꼽힌다. 앞서 인민은행은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지난해 12월과 올 1월에 걸쳐 연 3.85%에서 연 3.7%로 내렸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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