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장 10% 고꾸라졌는데…현대차·기아 6%↑ '고공비행'

입력 2022-03-02 17:35   수정 2022-03-03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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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자동차 시장이 위축되는 것과 정 반대 흐름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달 미국에서 10만5088대의 차량을 판매했다고 2일 발표했다. 지난해 2월(9만8797대) 대비 6.4% 증가했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5만5906대를 팔아 역대 2월 실적 중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기아는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4만9182대를 판매했다.

현대차에서는 투싼(1만2928대), 싼타페(8104대), 팰리세이드(7408대)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판매 증가를 이끌었다. 기아 모델 중에서는 K3(8141대), 텔루라이드(7618대) 등이 1등 공신이었다. 제네시스 차량은 모두 3482대 팔렸다. 전년 동기 대비 45.0% 늘었다. 2020년 12월부터 15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했다.

현대차·기아는 친환경 자동차 1만5218대를 팔았다. 전년 동월(4907대)과 비교하면 네 배가량 증가한 규모다. 전기차 판매량(5925대)만 떼어내면 증가율은 493.7%에 달한다. 현대차 아이오닉 5, 기아 EV6 등 전용 전기차가 올해부터 본격 판매되면서 전기차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부터 전기차 판매가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제네시스도 라인업이 갖춰지면서 판매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 성적은 다른 업체와 비교하면 더 돋보인다. 도요타(-11.2%)와 혼다(-20.6%) 등 2월 미국 판매실적을 발표한 자동차 제조사 대부분이 ‘마이너스’ 성적표를 손에 들었다. 몇 년 전만 해도 미국 시장에서 넘볼 수 없는 상대로 여겨졌던 혼다(지난달 8만4394대)는 현대차·기아 판매량의 80%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달 판매실적을 공개한 업체의 지난달 평균 증감률은 -8.1%다. 미국 오토모티브뉴스는 지난달 미국 자동차 전체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10~11% 줄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이후 현대차와 기아는 다른 공장에 비해 반도체 공급난을 상대적으로 잘 넘겼고, 공장 가동 중단도 최소화했다”며 “최근 텔루라이드 등 일부 차종은 미국에서 ‘없어서 못 파는 차’로 인식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달 글로벌 전체 판매량도 전년 동월 대비 증가했다. 현대차의 국내외 판매량은 30만4613대로, 지난해 2월보다 1.4% 늘었다. 기아는 지난달 22만1152대의 차량을 국내외 시장에 팔았다.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규모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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