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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러시아 은행·에너지주 대부분이 최근 2주 만에 90% 이상 급락하며 ‘동전주’ 신세로 전락했다. 2일(현지시간) 런던증시에서 러시아 최대 은행 스베르방크는 전날보다 78.4% 하락한 0.0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대비 주가 하락률은 99.72%에 달한다. 스베르방크는 이날 장중 0.01달러(1센트)까지 내려가며 말 그대로 동전주가 되기도 했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업체 가스프롬과 로즈네프트도 2주 전보다 주가가 약 93% 급락해 1달러 미만에서 거래됐다. 이들 러시아 기업 주식은 런던증시에서 달러 표시로 거래되고 있다.
러시아 은행·에너지주들이 휴짓조각이 될 위기에 놓인 것은 러시아에 대한 국제 사회의 강도 높은 금융 제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일부 러시아 은행을 배제하기로 한 제재가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스베르방크와 가스프롬을 관리하는 은행인 가스프롬방크는 일단 SWIFT 제재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스베르방크는 제재 위험에 유럽 시장 철수를 발표했다. 추가 제재 위험이 있는 데다 사업 불확실성이 커져서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 러시아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입을 모았다. 엘리나 리바코바 국제금융협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제재가 이어지면 러시아 기업들이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불확실성이 러시아 시장을 지배하고 있으며 모스크바증권거래소는 문을 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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