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조건 없이 尹지지"…윤석열 "인수위·공동정부 구성까지 협의"

입력 2022-03-03 16:59   수정 2022-03-04 01:28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3일 전격적으로 단일화에 합의했다. 안 후보는 즉각 후보직을 사퇴하며 윤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윤 후보도 집권 시 안 후보와 인수위원회 구성을 비롯해 공동 정부 운영 등을 논의하겠다고 화답했다.
대선 후 합당 추진
두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며 “단일화 선언으로 완벽한 정권교체가 실현될 것임을 추호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윤 후보가 안 후보로부터 단일화 결렬을 통보받았다고 기자회견을 한 지 4일 만에 극적인 반전이다. 두 사람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악수하고 서로 포옹하는 모습도 연출했다. 이들은 “저희 두 사람은 ‘원팀’”이라며 “미래지향적이며 개혁적인 국민통합정부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단일화 과정에 대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단일화를 위해) 서로 만나고 싶어 했다”고 밝혔다. 안 후보도 “선거에서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개인적인 손해가 나더라도 대의를 따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즉각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사전투표 첫날인 4일부터는 윤 후보 지지유세에 나설 예정이다.

대선 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을 즉시 합당시키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윤 후보는 “안철수와 윤석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사실상 하나가 됐다”며 “안 후보에게 그동안 정계에 투신해서 닦은 경륜으로 국민의힘의 철학과 가치의 폭을 넓혀달라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안전한 대선 승리 원한 尹
정치권에서는 이날 극적인 단일화가 성사된 배경에 대해 양측의 절박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선거 막판 단일화 불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윤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현격히 줄어들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이 후보가 윤 후보를 앞서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단일화가 지지부진하면서 중도·보수층 이탈로 인해 당내 위기론이 팽배했다”며 “미세하게 앞서긴 했지만 안전한 승리를 위해서는 단일화가 답이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에서도 안 후보의 완주를 공언했지만, 내심 단일화를 바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득표율이 한 자릿수에 머물 경우 안 후보의 정치적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 것을 우려한 것이다. 야권 단일화 불발로 인해 정권 교체에 실패하면 안 후보의 정치적 생명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도 단일화를 부추긴 배경으로 꼽힌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사회과학과 특임교수는 “양 후보가 정권 교체를 위해 통 큰 결단을 내렸다”며 “윤 후보는 정권 교체의 문이 열렸고, 안 후보는 대선 후 정치적 활로를 열었다”고 말했다.
安, 단일화 후 행보는
공동 정부에 합의한 만큼 정권 교체 후 안 후보의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인수위원장이나 국무총리 등을 맡아 국정 파트너로 참여하는 방안이 유력한 가운데 다음 번 대권을 위해 합당 후 당권 장악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안 후보는 이날 ‘입각을 고려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솔직히 좀 더 고민이 필요하다”며 “여러 가지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우선은 국민의힘을 보다 더 실용적이고 중도적인 정당으로 만드는 데 공헌하고 싶다”고 말했다.

입각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합당 후 당권 장악에 무게를 두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차기 대권을 위해 국민의힘 내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지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다만 안 후보의 당권 장악이 순조로울지는 의문이다. 당내 기득권 세력들이 대선 후 안 후보에게 주도권을 내줄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당장 안 후보와 불편한 관계에 있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화합도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표는 이날 SNS에 “정권 교체의 대의를 위해 국민의힘 일원이 되기로 큰 결정을 내린 안 후보와 국민의당 구성원들을 환영한다”며 감사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라디오 인터뷰에서 합당 후 안 후보의 공동 대표 가능성에 대해 “그건 전혀 조건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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