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부권 노후지역 '새 아파트 변신' 활기

입력 2022-03-03 17:03   수정 2022-03-04 00:51


서울 마포구 성산동 일대 노후 다세대주택 밀집 지역에서 최근 재개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인근 서대문구 남가좌동 ‘남가좌현대’는 리모델링 사업에 나서는 등 서부권 노후단지를 중심으로 도시정비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대선 이후 정비사업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보여 주거환경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
성산동, 대형 재개발·재건축 활발
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다세대주택과 다가구주택 밀집지역인 마포구 성산1동 주민들이 지난달 가칭 ‘마포구청역 도시정비형 재개발 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주민을 대상으로 재개발 사업 동의서 징구 및 사전검토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지하철 6호선 마포구청역과 내부순환로를 끼고 있는 성산1동엔 총 9만9000㎡ 부지에 4000여 가구가 살고 있다.

주민들은 지역 노후화가 심해 재개발에 나서고 있다. 성산1동은 빌라와 원룸 등으로만 이뤄진 2종일반주거지역이라 대단지 아파트가 없다. 부동산정보 제공 플랫폼인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성산1동 내 가구 중 60% 이상이 20년 이상 노후 주택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재개발은 노후·불량 건축물이 해당 지역 내 건축물 수의 60% 이상에 면적이 1만㎡ 이상이어야 추진할 수 있다. 추진위 관계자는 “노후도를 비롯해 재개발을 하기 위한 법적 요건을 모두 충족해 지난해 말부터 정비 사업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성산2동 성산시영아파트도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1986년 3월 입주한 이 단지는 33개 동, 총 3710가구 규모다. 불광천을 사이에 두고 상암월드컵경기장과 마주보고 있다. 용적률이 148%이고 건폐율이 10%로 낮아 재건축 때 사업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건축이 이뤄지면 5000가구를 웃도는 대단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이 단지는 지난해 5월 재건축 사업을 위한 첫 관문인 안전진단 적정성 검토를 통과했다. 같은 해 12월엔 정비구역 지정 신청도 마쳤다. 재건축 예비조합설립추진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아파트와 상가 소유주 3722명 중 2705명(72.6%)이 정비구역 지정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추진위는 늦어도 올해 상반기에는 정비구역 지정까지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본부장은 “성산시영은 단지 규모로 볼 때 주변 주택 가격과 도시정비사업 추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대문구 첫 리모델링 단지 나오나
성산1·2동 북쪽 가재울뉴타운 4구역(DMC파크뷰자이)과 5구역(래미안DMC루센티아)을 끼고 있는 서대문구 남가좌동의 ‘남가좌현대’는 지난 1월 말 정식 리모델링 사업 추진위를 구성했다. 1155가구로 이뤄진 남가좌현대는 가재울뉴타운 내 몇 안 되는 평지에 지어진 아파트다. 1999년 준공돼 재건축 연한(30년)이 도래하지 않은 데다 용적률이 328%로 높아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으로 추진된다.

서대문구에선 남가좌현대와 북아현동 두산아파트(956가구) 등이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이다. 남가좌현대가 조합을 설립하면 서대문구 내 첫 번째 리모델링 단지가 된다. 정재욱 남가좌현대 리모델링 사업 추진위원장은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이 어렵고 부동산 정책 변화를 기다리기엔 주민의 불편이나 개선 요구가 많았다”며 “수평 증축 리모델링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내 조합 설립을 마무리짓기 위해 추진위는 다음달 정비업체와 설계업체를 선정해 설계 기본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단지 내 유일한 복도식 구조인 전용면적 59㎡ 주택형을 모두 계단식 구조로 바꾸고, 지하주차장 엘리베이터 연결 등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5월께 소유주 대상 리모델링 설문조사를 해 수요를 파악할 예정이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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