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통신기술 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2’가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그란비아 전시장엔 글로벌 대기업만 집결한 게 아니다. 유망 스타트업 500여 개가 모여 있는 ‘4YFN’ 전시회에도 관람객의 발걸음이 대거 쏠렸다. ‘지금으로부터 4년 뒤(4 Years from Now)’를 뜻하는 4YFN은 가까운 미래에 폭발 성장할 유망 스타트업의 데뷔 무대이자, 미래 산업의 향배를 가늠할 나침반 역할로 관심을 모았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사회 문제 해결 솔루션을 선보인 스타트업이 특히 많았다. 창업 5년차라는 스타트업 씨티비츠는 AI로 인터넷에 올라온 대규모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해 각종 사회 문제 해결을 지원한다. 환경 문제나 코로나19 등에 관해 사람들의 반응을 실시간 수집한 뒤 어느 부분에서 어떤 조치가 필요할지를 따져보는 식이다. 트랙스CO2는 AI가 기업의 생산과정에서 생기는 ‘탄소 발자국(온실가스 총량)’ 관리 솔루션을 소개했다.
국내 스타트업 누비랩 역시 비전AI로 배식량을 분석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기술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e2on은 특정 공간 내 헬멧·마스크 착용 여부를 체크하고 공격 등 이상 행동을 감시하는 비전AI 솔루션을 출품했다.
지난해 기업 가치 1조7000억원으로 평가받으며 화제를 모았던 ‘유니콘 기업’ 몰로코도 부스를 차렸다. 몰로코는 구글 엔지니어 출신인 안익진 대표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AI 기반 애드테크 스타트업이다. 부스에서 만난 유병곤 몰로코 총괄운영책임자(COO)는 “이용자 맞춤형 모바일 광고 솔루션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지난 9개월간 매출이 작년 1~5월 매출의 두 배에 달했다”고 말했다.
세계 주요 이동통신기업 최고기술책임자(CTO) 20여 명이 최고 기술을 뽑는 상으로 글로모상의 대상 격이다. 삼성은 같은 기술로 ‘최고의 모바일 혁신 기술’상도 받았다.
SK텔레콤은 스타트업 투아트와 함께 선보인 AI 시각보조서비스 ‘설리번플러스 x 누구’로 ESG 서비스 상 ‘접근성·포용성을 위한 최고의 모바일 사용 사례’를 수상했다. SK텔레콤은 스타트업과 함께한 프로젝트로 3년 연속 이 상을 받았다. 올해 4YFN에는 자사가 지원하는 ESG 스타트업 소개 전시장을 따로 냈다.
국내 메타버스 기업 사례를 각국 통신 관련 기업과 공유해 사업화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MWC 2022를 주최한 세계 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와 메타버스 상호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인도네시아와는 지하철 노선에 한국 지하철 와이파이 기술을 적용하는 안을 논의했다”며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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