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수 "미래 기술패권 잡기 위해 우주·양자·로봇 등에 올인"

입력 2022-03-03 17:32   수정 2022-03-04 17:18

“누리호(한국형 발사체)에 붙일 ‘고체 부스터’가 상당한 수준으로 개발됐습니다. 이제는 군(軍) 보유 로켓 기술의 기업 이전에 속도를 내야 합니다.”

이경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사진)은 3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차관급인 이 본부장은 지난해 말 국무총리 주재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채택한 ‘10대 국가 필수전략기술’ 개발을 이끌고 있다. 10대 기술은 우주, 양자컴퓨터 등 양자기술, 수소, 인공지능(AI), 5G·6G, 첨단 로봇, 사이버 보안 등이다. 올해 정부 연구개발(R&D) 총 예산 29조7770억원 가운데 81%인 24조1000억여원을 효율적으로 집행·관리하는 것도 이 본부장의 역할이다.

누리호는 오는 6월 2차 발사를 앞두고 있다. 내년부터 2027년까지 예정된 후속 발사(4회)가 끝나면 고체 부스터 등을 달아 추력을 보강한 ‘개량형 누리호’를 발사한다. 달·화성 탐사선, 유인 우주선 자력 발사 등 미래 임무를 위해선 이런 개량이 필수적이다. 이 본부장은 다른 국가의 길을 추종하지 않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공위성은 용도가 무궁무진한 첨단 AI 로봇”이라며 “BMI(뇌-기계 인터페이스)를 적용한 원격조종 로봇 등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자기술도 주요 관심 분야 중 하나다. 이 본부장은 “AI, 메타버스(가상세계) 등 첨단 기술이 모두 클라우드에서 구현되는데, 양자컴퓨터는 클라우드의 성능을 극대화할 키 리소스(key resource)”라고 설명했다. 이어 “클라우드에서 슈퍼컴퓨터와 신경망처리장치(NPU), 그리고 양자컴퓨터 이 세 가지를 모두 가동해 문제에 대한 답을 가장 빨리 찾는 기업이 AI 시대 패권을 쥘 것”이라고 전망했다. IBM, 구글 등이 서로 양자컴퓨터 유효 큐비트 수가 많은 ‘양자 우월성’을 달성했다며 끊임없이 신경전을 벌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투입되는 수조원대 예산에 비해 성과가 저조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과학기술 출연연구소 개편 방안도 내놨다. 이 본부장은 “한국 사회의 극심한 이해관계 대립이 연구소에 그대로 투영돼 조직의 점도(density)가 너무 크다”며 “이 때문에 물리적인 조직개편 시도는 항상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소 한 곳당 하나의 큰 독자적 미션을 주고, 기업이 목표(상용화)에 도달할 수 있게 돕는 셰르파(히말라야 고산지대 안내인) 역할을 하도록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주립대에서 플라즈마 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 본부장은 국내에 개념조차 없었던 ‘핵융합 발전’을 태동시키고 현실화한 과학자다. 미국, 유럽연합(EU), 일본이 주도하던 국제기구 ‘ITER(국제핵융합실험로)’에 한국이 2003년 가입한 것도 그의 공로다.

세종=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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