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고의적 디폴트' 가능성…경제 제재에 맞불

입력 2022-03-03 23:02   수정 2022-03-04 01:07

러시아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고, 신용평가사들은 러시아 국가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강등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 정부가 1998년 이후 24년 만에 국채 이자를 해외 투자자들에게 지급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3일 보도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날 지급해야 하는 채무에 대한 이자 220억루블을 상환하지 않았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에 맞서 러시아가 고의적으로 채무불이행에 나설 것으로 WSJ는 전망했다. 계약 조건 위반 등에 따라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이른바 ‘기술적 디폴트’에 해당한다.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디폴트를 낼 경우 러시아 금융시장의 고립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이날 한때 모스크바 외환거래소에서 루블화 환율은 달러당 117루블로 상승(루블 가치 하락)했다. 루블 가치는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2일(현지시간)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와 피치가 러시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강등한 여파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신흥시장(이머징마켓) 지수에서 러시아 증시를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는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하르키우 등에 공세를 퍼붓는 등 군사적 행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에 맞서 주요 7개국(G7)은 러시아인의 암호화폐 거래를 차단하는 제재에 나섰다. 미국은 러시아 항공기의 자국 영공 비행을 막은 데 이어 선박 입항도 금지할 계획이다. 러시아는 핵 위협을 고조시키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알자지라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파멸적인 핵전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고운/박상용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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