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연일 '통합정부'를 통한 정치 개혁을 외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도 이 후보의 행보에 발맞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단일화 및 합당을 선언하면서 안 대표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일부 부동층의 표심을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지난 5일 경기 하남시 스타필드 앞에서 벌인 유세에서 "누군가 말하던 제3의 선택이 가능한 새정치 체제가 가능해지면, 모든 정치 세력이 힘을 합쳐 국민을 위해 경쟁하고, 정치가 나아지고 세상이 바뀌고 더 나은 삶을 살게 될 것"이라며 안 대표를 겨냥한 발언을 했다.
그는 지난 4일 강원 춘천유세에서도 "정치 개혁을 통해서 다당제를 하고, 우리 국민이 거대 양당 두 개가 아니라 제3, 제4의 선택이 가능한 정치 구조를 만들려고 한다"라며 "어떤 정치 상황이 생기더라도, 정치 상황에 변동이 생기는 지금에도 꿋꿋하게 다당제를 위한 선거제도 개혁을 확실하게 추진해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후보의 이러한 모습을 두고 '야권 후보 단일화'로 주춤했던 내부 전선을 정비하고, 통합정부 추진의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야권 후보 단일화에 반발해 안 대표로부터 이탈한 지지층을 흡수하고,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등과 연대를 꾀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박상철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정치혁신특보단장은 6일 한경닷컴에 "이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는 데 필요한 핵심 요소는 통합정부다. 국민에게 이를 약속하고 이뤄내겠다는 믿음을 주면 승리할 수 있다"며 "특히 안 대표 지지층을 흡수할 수 있을 만한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박 단장은 "야권 후보 단일화에 분개하는 유권자들이 많은 이유는 안 대표가 국민의힘과 합당을 선언하면서 사실상 다당제를 포기하는 야합을 했기 때문"이라며 "안 대표가 꾸준히 강조해 온 '새정치'를 이 후보가 직접 하겠다고 말한 것도 이른바 부동층을 끌어안을 수 있는 통합정치를 실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통해 이 후보가 제안한 '정치개혁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며 "이 후보가 당선된 뒤 정의당의 동의를 받기만 한다면 즉각 실천해나갈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27일 이 후보가 제안하고, 송영길 대표가 발표한 정치개혁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정치개혁안에는 △국무총리 국회추천제 △위성정당방지법 △대통령 4년 중임제 및 대선 결선투표제 △지방선거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 다당제 연합정치를 위한 방안들이 담겼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