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으로 로봇 돌렸더니 전기료 0원"

입력 2022-03-06 18:18   수정 2022-03-07 00:31


경기 용인의 신성이엔지 클린룸 장비 공장의 지붕과 창고에는 태양광 패널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설치된 태양광발전은 총 639㎾ 규모다. 이곳에 쓰인 태양광 모듈은 신성이엔지 김제 공장에서 100% 자체 생산한다. 신철수 신성이엔지 용인사업장 공장장은 “2017년 국내에서 처음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세운 공장”이라며 “필요한 전기의 40%가량을 자체적으로 충당해 쓴다”고 설명했다.

신성이엔지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장자동화장비 및 클린룸설비, 태양전지 등 첨단산업 제품을 생산하는 중견기업이다. 회사의 용인 공장에선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공장의 클린룸(청정실) 설비인 ‘팬필터유닛(FFU)’을 생산한다. FFU는 클린룸 안에 청정공기를 주입해 반도체 등 불량을 유발할 수 있는 미세한 파티클(먼지)을 제거하는 기능을 한다.

탄소중립형 스마트 공장으로 지어진 이곳에선 전력량과 태양광을 통해 자체 조달하는 에너지와 한국전력에서 들어오는 전력 등을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는 ‘마이크로그리드’ 시스템이 가동 중이다. 신 공장장은 “공장 옥상의 태양광 발전 덕에 공장 운영에 들어가는 전기요금은 제로(0)”라고 강조했다.

제품 생산라인에는 사람과 기계가 섞여 협업하는 협동 로봇이 전면에 배치돼 있다. 생산 제품의 위치 및 상태를 사람의 눈처럼 확인할 수 있는 로봇 팔이 볼트를 정확한 위치에 맞춰 조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신성이엔지 측은 “사람과 기계가 각각 잘할 수 있는 부분을 담당하기 때문에 제품 완성도가 높다”며 “FFU 생산량도 8시간 근무 기준 300대 생산에서 650대까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욕실 환풍기, 환기 시스템 등을 생산하는 힘펠은 국내 최초 ‘제로 에너지 공장’을 실현했다. 2019년 경기 화성시에 준공한 힘펠의 제3공장에선 건물 외벽 외장재로 태양광 모듈을 넣어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환기 때 실내 열을 활용해 외부에서 유입되는 공기를 데워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전열 교환기도 설치돼 있다. 신재생에너지 설비로 공장에서 쓰이는 전기 사용량을 53%가량 줄이는 데 성공했다.

제조실행시스템(MES)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스마트공장 솔루션으로 제품 제조 과정이 효율화돼 온실가스 배출 감소에 기여한 점도 특징이다. 기존 공장에선 공장 내 원자재가 입고되는 시기를 맞추지 못해 생산해야 할 물량이 줄어드는 일이 종종 있었다. 스마트솔루션을 도입한 뒤 재고관리를 실시간으로 할 수 있게 돼 생산성이 14%가량 증가했다.

정부는 탄소 저감이 시급한 업종을 중심으로 중소·중견기업의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달 ‘탄소중립형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에 참여할 기업들의 모집을 공고했다. 탄소 저감에 효과적인 공정을 사전에 발굴, 지정된 과제를 수행할 중소·중견기업을 선정해 중점 지원하겠다는 목표다. 에너지 진단 및 공정 전문가가 현장을 방문해 공정별 에너지를 계측하고 탄소 저감 전략을 제시한 뒤 설비 개선에 대한 특화된 지원을 한다.

용인=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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