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m 앞에서 방어 총력전…금강송 군락지 지켜냈다

입력 2022-03-07 17:49   수정 2022-03-08 00:38

“경북 울진의 금강송 군락지는 사수해야 했습니다. 다행히 총력전을 펼쳐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며칠에 걸친 야간 진화 작업으로 국내 최대 금강송 군락지 보호에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그는 “산불 특수진화대와 군인 등 3600여 명이 수일에 걸친 야간 진화 작업으로 금강송 군락지로 화선(불길)이 들어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산림당국은 지난 4일 발생한 울진 산불이 계속 확산해 금강송 군락지 500m 앞까지 접근하자 이곳을 지키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울진 소광리의 금강송 군락지는 조선 숙종 5년(1680년) 때 시행된 봉산(封山·벌채를 금지한 산) 정책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342년간 국가에서 보호하는 곳이다.

산림청은 이곳 3705㏊를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은 국가가 산림에 있는 식물의 유전자와 종(種) 또는 생태계 보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구역을 관리하는 곳이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중 2247㏊에는 나이 200살, 지름 60㎝ 이상인 금강송 8만5000그루와 520살 보호수 두 그루, 350살 미인송 1000그루 등 다양한 소나무가 자생하고 있다.

소나무 중에서도 금강소나무는 금강산에서 백두대간을 따라 아래로 강원 강릉과 삼척, 경북 봉화와 울진 일대에서 자란다. 키가 크고, 줄기는 곧고 단단해 옛날부터 궁궐과 사찰을 지을 때 사용했다.

궁궐 기둥이나 임금의 관을 만들 때는 금강소나무의 안쪽, 색이 짙은 심재만 사용해 ‘황장목(黃腸木)’이라고도 불렀다. 오지에서 벌채된 금강소나무는 기차가 닿는 봉화 춘양역으로 옮겨져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지로 운송됐다.

재질이 강해 ‘강송(鋼松)’이라고도 하고 껍질이 붉은색을 띠고 있어 ‘적송(赤松)’이라고도 부른다. 산림청은 국가 숲길 1호로 금강소나무 최대 군락지인 울진군 북면과 금강송면의 금강소나무숲길을 지정했다.

울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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