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고기' 이후 20년…9살 주인공은 어떻게 컸을까

입력 2022-03-07 18:00   수정 2022-03-08 00:35

《가시고기》의 조창인 작가(61·사진)가 22년 만에 후속작 《가시고기 우리 아빠》(산지)를 펴냈다. 아홉 살 꼬마였던 주인공 소년이 스물아홉 살 청년이 된 20년 후의 이야기를 다룬다.

2000년 1월 출간된 《가시고기》는 백혈병에 걸린 아들 ‘다움’을 살리려는 아버지 ‘호연’의 헌신적인 사랑을 그려 많은 이들의 눈물을 자아냈다. ‘가시고기 열풍’이라고 불릴 정도였다. 그해 교보문고 연간 판매량 1위에 올랐고 이후 드라마와 연극, 만화로도 만들어졌다.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은 300만 부에 이른다.

전작에서 말기 간암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된 호연은 각막을 팔아 아들의 골수이식 수술비를 마련하고, 시골에 내려가 죽음을 맞는다. 하지만 다움은 그런 사실을 모른 채 재혼한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프랑스로 간다.

신작에서는 주목받는 영화 조명감독이 된 다움이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그는 자신이 버림받았다고 생각했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은 미움과 분노로 바뀌었다. 아예 기억에서 아버지를 지운 채 살아간다. 영화 촬영을 위해 돌아온 한국에서 아버지의 흔적들을 만나고, 꽁꽁 싸매놓았던 감정의 끈이 하나둘씩 풀려간다.

자신이 아빠가 된다는 소식을 들은 다움은 아버지의 묘를 찾아간 자리에서 이런 목소리를 듣는다.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운명이란다. 그건 즐거운, 끝내는 행복한 책임이다. 아빠를 보렴. 다움이가 있어서 아빠는 행복했단다.”

조 작가는 “다움이가 여전히 아홉 살 꼬맹이로 남아 있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며 “다움이의 삶이 궁금했고, 그 아이가 외롭고도 힘든 시간을 거쳐 반드시 사랑받고 사랑할 줄 아는 아이로 우뚝 섰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집필을 시작했다”고 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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