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두 국가는 스마트폰 반도체칩 공정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필요한 원자재 네온과 크립톤 등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여서다. 반도체 원자재에 대한 수급 불안이 커져 휴대폰 출고가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통신사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모바일 가입자로부터 받는 통신요금은 통신사의 가장 큰 수익원이다. 특히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22’ 시리즈의 흥행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번 사태가 통신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휴대폰 생산 차질 등 영향은 없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다.
KT는 그럼에도 우크라이나 침공과 인플레이션 등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근 몇 년간 주력해온 사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클라우드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인공지능(AI), 로봇 등 신(新)사업을 적극 키워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전략이다.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에 필수적인 클라우드와 IDC는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분야다. KT의 클라우드·IDC사업부는 지난해 전년(3909억원) 대비 16.6% 많은 455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KT는 해당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클라우드·IDC사업부를 현물출자 방식으로 분리해 신설법인 KT클라우드를 설립했다.
회사는 지난달엔 국내 1위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MSP)인 메가존클라우드에 1300억원을 투자했다. KT가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한 건 2017년 케이뱅크 이후 처음이다. IDC의 경우 KT가 국내 1위 규모의 IDC 시설을 보유하고 매출 규모도 1위다. KT 내부에선 회사의 국내 IDC 시장 점유율을 약 40%로 추산하고 있다.
AI도 회사의 핵심 자산이다. KT는 ‘AI 원팀’의 다자간 공동 연구를 통해 올해 ‘초거대 AI 모델’을 상용화할 예정이다. 로봇 분야에선 서빗, 호텔, 바리스타 등 폭넓은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최근엔 5세대(5G) 이동통신과 자율주행을 바탕으로 이동하면서 공기를 정화하고 플라즈마 방식으로 바이러스와 세균을 살균하는 AI 방역로봇도 선보였다.
구현모 KT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KT는 디지털 시대에 맞는 자산과 역량, 고객을 갖춘 기업이 될 것”이라며 “과거엔 통신 인프라가 자산이었다면 이제는 IDC, 클라우드, AI 등을 필두로 한 ‘디지코(DIGICO)’가 자산”이라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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