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 다 날릴 판"…니켈 폭등에 곱버스 ETN '거래정지'

입력 2022-03-08 11:49   수정 2022-03-08 13:52


니켈 선물 가격이 60% 넘게 폭등하면서 관련 2배 인버스 상장지수증권(ETN)이 8일 거래정지됐다. 이 상품의 기초지수는 니켈 선물 가격의 -2배로 움직이는데, 전날 니켈 가격이 크게 오르자 기초지수 종가가 '0'으로 처리됐다. ETN의 가치가 0으로 떨어져 거래정지되는 건 처음 있는 일이다.

이날 오전 한국거래소는 '대신 인버스 2X 니켈선물 ETN(H)'를 이날부터 거래정지한다고 공시했다. 거래소 측은 "해당 ETN의 기초지수 종가가 0이 된 사실이 확인돼 투자자 보호 및 시장관리상 사유로 거래를 정지한다"고 설명했다.

이 ETN은 'S&P GSCI 니켈 -2배 지수(S&P GSCI Nickel 2X Inverse TR)의 등락률에 따라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즉, 니켈 선물 가격의 일일 등락률을 역으로 2배 추종한다.

러시아 제재로 인한 공급 차질 우려에 전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니켈 3개월물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66.25% 상승 마감했다. 그러자 이 기초지수는 마이너스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수산출업체인 S&P는 결국 종가를 0으로 처리했다.

대신증권 측은 "향후 S&P가 기초지수를 어떻게 처리할지 등을 안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종가가 0이 된 이상 기초지수가 앞으로 제 역할을 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상장폐지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거래소 측은 "기초지수 값이 0이 돼 ETN의 지표가치가 0이 되면 이후에도 계속 0으로 유지되므로 사실상 지표가치가 복원될 가능성이 없다"며 "향후 지수사업자인 S&P의 기초지수 처리 방향 등에 대해 추가 확인 후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한 후 공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TN의 지표가치가 0으로 떨어져 거래정지되고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건 이례적인 일이다. 이대로 상장폐지 시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ETN은 상장폐지 시 지표가치를 기준으로 현금을 돌려주는데, 현재대로면 해당 ETN의 지표가치는 0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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