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거래소는 ‘대신 인버스 2X 니켈선물 ETN(H)’을 이날부터 거래 정지한다고 공시했다. 거래소 측은 “해당 ETN의 기초지수 종가가 0이 된 사실이 확인돼 투자자 보호 및 시장관리상 사유로 거래를 정지한다”고 설명했다.
이 ETN의 기초지수는 ‘S&P GSCI 니켈 -2배 지수(S&P GSCI Nickel 2X Inverse TR)’다. 니켈선물 가격의 일일 등락률을 역으로 2배 추종한다.
전날 니켈 선물 가격이 폭등하면서 이 ETN 가치는 0으로 추락했다. 러시아 제재로 인한 공급 차질 우려에 지난 7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니켈 3개월물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66.25% 상승 마감했다. 이를 -2배로 쫓는 기초지수는 마이너스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수산출업체인 S&P는 결국 종가를 0으로 처리했다. 대신증권 측은 “향후 S&P가 기초지수를 어떻게 처리할지 등을 안내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종가가 0이 된 이상 기초지수가 앞으로 제 역할을 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상장폐지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거래소 측은 “기초지수 값이 0이 돼 ETN의 지표가치가 0이 되면 이후에도 계속 0으로 유지되므로 사실상 지표가치가 복원될 가능성이 없다”며 “향후 지수사업자인 S&P의 기초지수 처리 방향 등에 대해 추가 확인 후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TN의 지표가치가 0으로 떨어져 거래 정지되고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건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이대로 상장폐지되면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ETN은 상장폐지 시 지표가치를 기준으로 현금을 돌려주는데, 현재대로면 해당 ETN의 지표가치는 0이다.
대신증권은 이날 니켈 가격을 -1배 추종하는 ‘대신 인버스 니켈선물 ETN(H)’에 대해서도 투자 유의 안내 공시를 냈다. 지표가치와 시장 가격의 괴리가 벌어져서다. 대신증권 측은 “투자자가 ETN을 지표가치보다 비싸게 매수하면 기초자산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기대하는 수익을 실현할 수 없고, 시장가격이 지표가치에 수렴해 정상화되는 경우에는 오히려 투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니켈 가격이 오를 때 수익을 내는 ‘대신 2X 니켈선물 ETN’, ‘대신 니켈선물 ETN’은 이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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