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까지만 해도 전용면적 108㎡ 전세 매물이 11억~12억원, 높게는 14억원까지도 나와 있었는데 지금은 8억~8억5000만원이 시세입니다. 매물이 쌓이면서 7억원대 ‘급전세’ 매물도 거래되곤 합니다.” (송파구 북위례 M공인)
서울 송파구 거여동 북위례신도시 ‘송파 레이크파크 호반써밋 1·2차’는 지난 10일부터 총 1389가구가 입주자를 맞고 있다. 8일 찾은 현장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봄 이사철을 맞아 전세를 찾는 수요가 있긴 하지만 매물이 많아 전셋값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막상 입주가 시작된 이후 전·월세 매물이 시장에 쌓이고 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이 단지의 전세(394개)와 월세(199개) 매물은 총 593개에 이른다. 2차 단지 전용 110㎡ 전세 매물의 호가는 두 달 사이 3억원 넘게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동일 면적 전세 물건은 12억원에 계약됐지만, 최근 호가는 8억5000만~9억원에 형성돼 있다. 거여동 M공인은 “덕수고 등 학군을 보고 온 학부모들이 대부분인데 전용 108㎡ 기준으로 7억원대 급전세 매물부터 소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잔금을 치러야 하는 4월 초까지 계속해서 호가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근 단지도 상황이 비슷하다. 지난 1월 입주한 ‘시그니처 롯데캐슬’(1945가구)의 전세 호가는 두 달 새 2억원 가까이 떨어졌다. 인근 중개업소는 “집주인들이 1억~2억원 낮춘 7억~7억5000만원에 전용 84㎡ 전세를 내놓기 시작했다”며 “하지만 금액이 낮아졌는데도 거래가 잘 안 된다”고 했다. 이 단지의 전용 84㎡ 전세 매물은 지난달 7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입주 공고가 나기 직전인 지난해 10~11월 같은 주택형이 9억5000만~10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억원 이상 떨어진 셈이다.
북위례의 경우 올해 아파트 입주가 많아 전세 시장 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1월 입주를 시작한 ‘위례신도시 우미 린 1차’(875가구)를 포함해 ‘위례신도시 우미 린 2차’(442가구)와 ’위례신도시 중흥S-클래스’(500가구) 등 총 1800여 가구가 올해 집들이에 나선다. 지난해에는 ‘힐스테이트 센트럴 위례’(1078가구), ‘위례 호반가든하임’(699가구), ‘위례포레자이’(559가구), ‘송파 위례 리슈빌 퍼스트 클래스’(494가구) 등 2800여 가구가 입주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서 전세 대출 금리가 상승한 것도 부담이 될 것”이라며 “다만 오는 8월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된 매물이 나오기 시작하면 전셋값이 상승세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