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확진 첫 30만명 돌파…위중증도 두달 만에 1000명대

입력 2022-03-08 17:31   수정 2022-03-09 00:38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사상 처음 하루 30만 명 넘게 나왔다. 위중증 환자는 두 달 만에 1000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급증에 따른 ‘후폭풍’이 본격화하면서 지난해 12월 병상대란이 되풀이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방역당국과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은 32만6834명이다. 최종 집계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기존 최다 기록(3일·26만6847명)을 뛰어넘었다. 지난주 방역당국이 예측한 23만 명을 10만 명가량 웃돌았다.

코로나19 증상이 심해 인공호흡기, 체외막산소공급장치(ECMO) 등을 달고 치료받는 위중증 환자도 7일 기준 1007명으로 집계됐다. 위중증 환자가 1000명을 넘어선 건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린 1월 2일(1015명) 후 64일 만이다.

위중증 환자 증가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통상 확진자가 늘면 2~3주 시차를 두고 위중증 환자가 증가한다. 닷새 연속 20만 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나온 최근 상황은 아직 위중증 환자 수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의료계에선 위중증 환자가 2000명 넘게 나오면 자칫 작년 말 의료 붕괴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중환자 병상이 빠르게 차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감염 등으로 의료진 부족 현상도 심화되고 있어서다.

정부는 “위중증 환자가 2500명 나와도 감당할 수 있다”고 자신하지만, 의료계 일각에선 지금 같은 확산세가 지속되면 중환자 병상은 언제든 ‘만석’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최근 1주일 동안 50.1%에서 59.6%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광주(94.4%) 전남(86.4%) 경남(84.1%)은 사실상 포화 상태다. 의사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감염자 폭증으로 의료기관의 안정적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섣부른 방역 완화로 코로나19 대유행이 통제 불능 수준으로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중증 환자 확대는 자연스럽게 사망자 증가로 이어진다. 김탁 순천향대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7일 SNS를 통해 “3월 말~4월 초 하루 사망자가 300~400명에 이를 수 있다”며 “따뜻한 봄이 와도 누군가에겐 ‘잔인한 4월’이 되겠다”고 썼다. 사망자 수는 정점을 찍은 뒤 곧바로 줄어들지 않고 유지되는 경향이 있는 만큼 매일 300~400명씩 사망하는 일이 1~2개월 지속될 수 있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단시일 내에 1만~1만5000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가 ‘3차 접종’을 독려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60세 이상 3차 접종자의 치명률은 0.52%지만 미접종자는 5.53%에 달한다”며 “60세 이상 고령층은 예방접종이 최선의 대응법인 만큼 3차 접종까지 완료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선아/오상헌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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