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택트렌즈는 귀에 걸어야 하는 안경의 불편함에서 벗어나려는 사람이 주로 찾는다. 땀을 많이 흘리거나 신체 활동이 많을 때 안경 대신 사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렌즈 표면에 색상을 넣은 컬러렌즈는 미용 목적으로도 널리 쓰인다. 야외 및 대면 활동에 쓰임새가 많은 만큼 코로나 사태로 외부 활동이 감소하면서 전반적인 수요가 확 줄었다. 2020년 국내 콘택트렌즈 수출액이 전년 대비 34.6% 급감한 이유다.
이런 추세는 1년 만에 뒤집혔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다시 콘택트렌즈를 찾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콘택트렌즈 수출액은 2억2941만달러(약 2834억원)로 전년 대비 28.6% 증가했다. 수입액은 21.7% 증가한 1억5846만달러였다. 수출액이 수입액을 크게 앞지르면서 무역수지는 7095만달러로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글로벌 콘택트렌즈 시장은 10조원 규모로, 이 가운데 중국 일본 등 아시아 비중이 70%를 차지한다. 국내 업체들의 주요 수출국 비중 역시 중국 32.4%, 일본 20.7%, 인도네시아·태국 각각 4.6% 등이다. 단순 시력 교정용 제품뿐만 아니라 미용 목적의 컬러렌즈도 한류 열풍과 함께 이들 국가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사상 최대 무역흑자 배경에는 토종업체들의 자구 노력 영향도 컸다. 인터로조는 콘택트렌즈를 54개국에 수출, 전체 매출의 약 65%를 해외 시장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168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이 업체는 지난해 1만4200㎡ 규모의 경기 평택 제3공장을 구축했다. 인공지능(AI) 제조데이터 분석이 적용된 스마트공장으로, 콘택트렌즈 도수 적중률을 70%에서 95%로 개선하는 등 생산효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기존 제품과 소재를 차별화해 2020년 12월 출시한 실리콘 하이드로겔 렌즈도 실적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콘택트렌즈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와 인구 고령화로 인해 콘택트렌즈 수요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도 시장 전망이 밝은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질병진단 관리 기능을 적용한 스마트 헬스케어 콘택트렌즈 등 고부가가치 콘택트렌즈 개발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앞으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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