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제재' 반사이익, 대한해운 등 LNG株 주목

입력 2022-03-09 20:10   수정 2022-03-10 05:06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서방 각국이 경제 제재를 강화하면서 러시아발(發) 공급망 충격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수출의 60%가 에너지·광물인 러시아로부터 각국이 에너지 수입 비중을 줄이는 과정에서 글로벌 산업구조가 변화하는 나비효과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소재 관련주가 주목받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공급 구조 변화에 따라 수혜주가 엇갈릴 전망이다.
소재 관련주 단기 급등

지난 8일 주식시장에서는 니켈 관련주가 장중 크게 폭등했다. 니켈 가격이 하루 만에 최대 90% 치솟자 니켈 관련주가 덩달아 움직였다. 니켈로 스테인리스스틸 강판을 만드는 현대비앤지스틸은 장중 18% 넘게 뛰기도 했다.

러시아발 공급 우려 여파였다. 전날 하루 만에 17.78% 급등한 일진디스플레이도 비슷한 이유였다. 러시아 정부가 LED(발광다이오드) 전구 핵심 소재인 합성사파이어 수출금지 검토 소식을 내놓자 LED 기판 재료로 사용하는 사파이어 웨이퍼와 잉곳을 생산하는 일진디스플레이가 수혜주로 꼽혔다. 알루미늄 관련주 등 최근 소재주 급등도 모두 러시아발 공급 우려에서 시작됐다.

팔라듐, 알루미늄, 가성칼륨 관련주도 단기적으로 유망할 전망이다. 하이텍팜은 탄소촉매에서 팔라듐을 회수하는 기술을 갖고 있어 주목받았다. 이날 4.78% 올랐다. 남선알미늄, 알루코 등 알루미늄 관련주도 재고가치 재평가 등의 기대를 받고 있다. 국내 가성칼륨 1위 생산업체인 유니드도 반사이익 기대가 커졌다. 러시아는 염화칼륨 주요 생산국이다. 염화칼륨의 90%는 비료로, 나머지 10%는 가성칼륨으로 가공된다. 한화투자증권은 염화칼륨 가격이 오르면 가성칼륨 가격도 상승해 유니드 수익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일부 관련주는 매출 비중이 미미하거나, 실제 수혜 여부가 불투명하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건설·정유 해외 플랜트 기대
이 같은 이유로 증권업계에서는 러시아 사태로 인한 실제 수혜 가능성이 큰 업종에 주목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관련주가 그 예다. 신영증권은 올해는 겨울 시즌이 지났지만 2022~2023년 겨울 시즌에는 천연가스를 구하지 못해 LNG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LNG선을 운영하는 대한해운 같은 기업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LNG 개발 프로젝트 속도가 빨라지면서 대우조선해양 등 관련 조선주가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건설업도 중동발 호재 기대를 받고 있다. 중동 건설 업황은 글로벌 에너지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유럽이 러시아 비중을 줄이고, 고유가가 당분간 이어지면 중동 국가들의 개발 프로젝트에 속도가 붙을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가스 관련 공사에 특화한 삼성엔지니어링과 중동에서 수주를 활발히 해온 대우건설 등이 수혜주로 꼽힌다.
장기적으론 수소 유망
고유가 리스크가 대두하면서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대한 각국의 필요도 더욱 커졌다. 잠시 주춤하던 수소 인프라 투자도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면서 유럽 내 그레이 수소(메탄을 이용해 생산)와 블루 수소(저탄소 방식 적용)의 생산단가가 그린 수소(물과 재생에너지로 생산) 생산단가보다 비싸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동안 그린 수소는 가장 친환경적인 방식이었지만 단가 문제로 외면받았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그린 수소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수소의 매력도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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