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치러진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만 18세 청소년들이 인생 첫 ‘한 표’를 행사했다. 2019년 국회에서 선거 연령을 낮추는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이번 대선에는 만 18세 청소년이 대통령을 뽑는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2004년 3월 10일까지 출생신고를 한 고3 학생들도 유권자가 된 것이다. 긴장된 표정으로 투표를 마친 새내기 유권자들은 “내가 던진 한 표가 대통령을 결정한다고 생각하니 설렌다”며 “어떤 후보가 대한민국을 더 발전시킬 수 있는지를 꼼꼼히 따졌다”고 입을 모았다.
고3 유권자들은 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코로나19로 인해 수업에 혼란을 빚은 이른바 ‘코로나 세대’다. 그런 만큼 코로나 방역을 어떤 후보가 더 잘할지에 관심을 보이는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광주 전남여고 3학년생인 강다영 양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고등학교에 입학한 1학년 때부터 제대로 수업을 못 받았다”며 “고등학교 생활 내내 원격수업이 반복되다 보니 코로나19 방역 대책을 중점적으로 보게 됐다”고 말했다.
청소년 관련 정책도 이들의 관심사였다. 강양은 “평소 촉법소년이 범죄를 저지르고도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했다”며 “촉법소년 연령 하향 관련 대선 공약들도 눈여겨봤다”고 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온 학생 유권자들은 입시 공약에 대한 관심도 컸다. 세종특별자치시 보람고에 재학 중인 박진서 군은 “정시 확대, 수능 절대평가 과목 확대 등 수능 관련 교육 공약을 특히 열심히 챙겼다”며 “처음으로 내가 선택한 대통령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제대로 알고 투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서울 서문여고 재학생인 유지현 양은 “사실 정치에 큰 관심이 없었는데, 주변에서 ‘뽑을 사람이 없다’는 말을 듣고 호기심이 생겨 정보를 열심히 찾아봤다”며 “자유민주주의와 헌법 정신을 지키는 사람, 국방력을 키우고 우방국과 동맹을 강화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미 대학에 입학한 만 18세 유권자의 관심사는 ‘청년 취업’이었다. 올해 대학교에 입학한 서울 양천구의 정민서 씨는 “청년 일자리 공약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봤다”며 “뉴스와 토론뿐만 아니라 대선 후보들의 SNS 계정까지 보면서 친구들과 정치적 의견을 나누고 투표에 참여했다”고 했다.
김남영/최세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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