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선거 출구조사 결과만 보면 선거 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접전이 이뤄진 상황이 고스란히 나타났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 단일화, 코로나19 확진자의 연장 투표, 사전투표 부실 관리 등 대선 막판까지 돌발 변수가 작용하면서 윤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압도적인 득표를 올리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9일 대선 투표 마감 직후 공개된 KEP(KBS, MBC, SBS) 공동 출구(예측)조사에 따르면 윤 후보는 48.4%를 얻어 이 후보(47.8%)를 0.6%포인트 앞섰다. 대선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 이른바 ‘깜깜이 기간’에 들어가기 전 윤 후보는 가상 양자 대결 6개 가운데 5개에서 이 후보를 앞섰다.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가정하지 않은 조사에서도 6개 중 5개에서 윤 후보가 이 후보보다 우위에 있었다.
이 가운데 서울경제-칸타코리아 여론조사 결과 윤 후보(49.0%)와 이 후보(38.3%)의 격차는 10.7%포인트로 가장 크게 차이가 났다. 한국경제신문이 입소스에 의뢰해 조사한 마지막 여론조사에서는 윤 후보가 48.9%로, 이 후보(42.8%)를 6.1%포인트 앞섰다. 중앙일보-엠브레인퍼블릭 조사에서 윤 후보는 47.4%, 이 후보는 41.5%의 지지율을 얻어 5.9%포인트 차이가 났다. 문화일보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는 윤 후보 지지율이 45.9%, 이 후보는 45%였다.
머니투데이-한국갤럽 조사에선 윤 후보 42.5%, 이 후보 42.2%로 윤 후보가 0.3%포인트 우위를 보였다. 이 후보가 우세한 여론조사는 아주경제가 윈지코리아에 의뢰한 조사가 유일했다. 이 조사에서 이 후보가 45.4%로 윤 후보(45.2%)에게 0.2%포인트 앞섰다.
1997년 치러진 15대 대선부터 2017년 19대 대선까지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가장 높았던 후보가 당선되면서 이번에도 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여론조사는 지난 3일부터 공표가 금지됐다. 공직선거법상 공정한 여론 형성을 위해서라는 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설명이다. 이에 따라 출구조사와 여론조사 결과 사이 괴리는 6일 정도다.
이 기간 윤 후보와 안 후보의 전격적인 야권 후보 단일화(3일), 사전투표(4~5일) 부실 관리 논란 등이 발생했다. 사전투표율은 36.9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야권 단일화와 코로나19 확진자의 사전투표 부실 관리 등으로 막판 표심이 요동친 것으로 보인다”며 “여당 지지층의 막판 결집도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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